인천시, 전국최초 50년 강우 빈도 하수관 설정했지만…현실은 예산의 벽

2022.10.31 17:10:05 인천 1면

하수관로 5843㎞ 중 55.3% 20년 넘은 노후관
하수관경 500㎜ 이하 2602㎞ 교체 필요…비용 1조 넘어
하수도사업특별회계 매년 300억 원대 적자

 

인천시가 지난 2020년 전국최초로 50년 강우 빈도를 견딜 수 있게 하수관로 개량계획을 수립했지만, 정작 돈이 없어 교체는 꿈도 못 꾸고 있다.

 

31일 시에 따르면 인천 전체 하수관로는 5843㎞(차집관로 140㎞ 포함)에 달한다. 이 중 20년이 넘은 노후관은 3237㎞로 전체의 55.3%를 차지한다.

 

현재 인천에 깔린 하수관로는 간선·지선이 각 30·10년 빈도의 강우를 견딜 수 있게 설치돼 있다. 시는 지난 2020년 환경부로부터 ‘2035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을 승인받으며 전국 최초로 하수관 강우 빈도를 간선·지선 모두 50년으로 상향했다.

 

인천지역 특성상 저지대가 많아 관로의 적정 유속 확보가 어렵고, 재개발 등으로 인한 불투수 면적이 증가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호우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50년에 한 번 내릴 정도의 많은 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수관로를 교체하겠다는 의미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는 예산의 벽에 부딪혔다.

 

인천의 하수관로 5843㎞ 중 절반에 달하는 2602㎞는 관경이 500㎜ 이하다. 50년 빈도 강우를 견디기 위해서는 이를 전부 확대·교체해야 한다. 

 

하수관로 교체에는 1m당 45~65만 원이 든다. 결국 관로 교체에만 1조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시 하수도사업특별회계는 매년 300억 원대 적자다. 현실화율은 77.25%로 전국 지자체 중 상위권이지만, 하수처리장 증설·현대화 등에 쓰여야 할 예산도 부족해 단순 관로 정비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요금을 올려 현실화율이 100%가 돼도 하수도특별회계는 적자를 면치 못한다.

 

또 노후 관로에서 새는 하수는 지반침하와 싱크홀 현상의 주원인이다. 시에서는 국비 지원을 받아 노후관로를 정밀 조사 후, 매년 상황이 심각한 10여㎞ 구간을 수리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침수 피해 예방과 시민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결국 일반회계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50년 빈도 강우에 맞춰 관로 개량 계획을 세웠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신규 택지개발 사업 시 하수관경 확대 권고 및 노후관로의 긴급보수 등이 한계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

조경욱 기자 imjay@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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