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경찰 보고체계' 총경 2명 감찰→수사 전환

2022.11.03 16:13:51 7면

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용산경찰서장 수사의뢰

 

경찰이 '이태원 참사' 당시 지휘부 보고를 늦게 한 책임을 물어 총경급 경찰 간부 2명을 대기발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서울경찰청 류미진 인사교육과장(총경)과 현장 책임자인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총경)이 업무를 태만히 한 사실을 확인해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참사 당시 현장과 112상황실에서 경찰 지휘부로 향하는 보고가 지연됐다는 의혹에 대한 감찰이 수사로 본격 전환한 셈이다.

 

류 총경은 참사 당일 상황관리관으로서 112 치안종합상황실장을 대리해 서울경찰청장에게 치안 상황을 보고하고,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경찰청 상황실에도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류 총경은 치안 상황을 총괄 관리·보고할 의무를 게을리 해 참사를 뒤늦게 파악하고 늑장 보고를 한 사실이 감찰에서 확인됐다.

 

이 총경은 사고 발생 지역을 관할하는 경찰서장으로서 현장을 총괄할 의무가 있는데도 뒤늦게 도착해 지휘 관리를 소홀히 하고 보고도 지연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청은 전날 이 총경을 대기 발령하고 이날 업무태만을 이유로 류 총경과 함께 수사를 의뢰했다.

 

이 총경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참사 발생 1시간19분 뒤인 11시34분 처음 보고했다. 당시 집에 있던 김 청장은 이 전화를 받지 못해 2분 뒤인 11시36분 용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참사를 처음 인지했다. 사고 발생 1시간21분 만이다.

 

류 총경과 이 총경의 늑장보고 탓에 김 청장은 물론 윤희근 경찰청장까지 이어지는 경찰 수뇌부가 2시간 가까이 상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윤 청장은 참사 발생 후 1시간59분이 지난 이튿날 0시14분 경찰청 상황1담당관으로부터 보고받고 참사를 처음 파악했다.

 

이들 보고라인 상대 수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수본은 전날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과 용산경찰서 112치안상황실·정보과 등지를 압수수색해 참사 당일 근무일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심각한 업무태만이 확인될 경우 책임자들에게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경찰청은 이날 류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후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에 백남익 서울청 기동본부 제1기동대장을 발령했다. 이 총경의 후임 용산경찰서장으로는 전날 임현규 경찰청 재정담당관이 전보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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