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임희진 교수팀은 알코올중독 환자의 진전섬망 발생유무에 따라 뇌 활동에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알코올중독은 갑자기 술을 끊었을 때 극심한 금단증상을 겪을 수 있는데, 특히 경련 및 진전섬망이 가장 심각한 형태의 금단증상으로 꼽힌다.
진전섬망은 전신의 떨림을 동반한 의식장애로 고열과 부정맥, 자율신경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 중독환자 중 많게는 30%가 진전섬망을 경험하며, 알코올중독 입원환자의 약 4%가 이로 인해 사망한다. 진전섬망 발생 후 8년 내 사망률은 30%이다.
연구팀은 2018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과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에 알코올 금단성 경련으로 입원한 환자 13명의 초기 정량뇌파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이 중 8명의 환자에게서 진전섬망이 나타났다. 섬망이 발생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단기간에 알코올 섭취량이 더 많았다.
또 건강한 사람의 뇌파와 알코올 금단증상을 겪는 환자의 뇌파를 비교하기 위해 1289명의 대조군을 모집해 비교했다.
그 결과 알코올 금단성 경련 증상을 겪은 환자의 뇌파는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인지 및 기억 성능과 관련된 알파 파형이 감소하고, 대뇌피질의 각성과 관련된 베타 파형은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금단증상 환자들 중 진전섬망이 나타난 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좌측 전두엽 부위에서 판단, 인지, 언어 기능과 관련된 고빈도 베타3 파형이 감소하고 기억, 불안, 중독 등 뇌기능 네트워크와 연관된 뇌파 파형의 비율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해당 뇌파검사 결과의 차이를 통해 알코올 금단성 진전섬망 예측모델로 발전시켜 조기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희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코올 의존 및 알코올 금단에 의한 섬망현상의 뇌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고, 정량뇌파검사를 섬망 예측의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알코올 금단으로 인한 발작증상 후 정량뇌파검사를 통한 진전섬망 발생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SCIE 국제저널인 ‘Brain and Behavior(인용지수 3.405)’ 10월호에 게재됐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