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많은 기록을 세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에게 1-4로 패배했다.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올랐지만 세계 최강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움을 삼켰다.
브라질전에서 압도적인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한국의 월드컵 성적표는 초라하지 않다.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으로 팽팽히 맞섰고, 2차전에선 가나에 0-2로 끌려가다 조규성의 멀티골로 맹추격을 했다. 3차전에선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을 거둬 16강에 진출하며 팬들에게 기쁨을 선물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2, 3차전에서 연속 2골을 넣으면서 월드컵 무대에서 최초로 2경기 연속 멀티골을 기록했고 조별리그와 브라질과의 16강전을 포함한 4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지난 러시아 월드컵까지 이어져 온 경기당 평균 득점 1골의 벽을 넘었다.
가나와의 경기에서 헤더슛으로 2골을 몰아넣은 조규성은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또 포르투갈 전에서 동점 골을 넣으며 한국의 16강 진출 발판을 마련했던 김영권(32세 278일)은 황선홍(33세 325일)에 이어 최고령 득점자 2위에 올랐고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교체 투입 후 최단 시간 결승 골을 넣은 선수에 등극됐다.
또한 7명의 수비에게 둘러싸인 채 황희찬의 ‘극장골’을 도운 손흥민은 역대 한국 선수 공격포인트 1위(3골 1도움)에 올랐다.
한편 계약 기간이 이번 월드컵까지였던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마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새 사령탑 선임이 우선 과제다.
FIFA(국제축구연맹)이 정한 다음 A매치 기간은 내년 3월 20∼28일이다. 이때부터 대표팀은 본격적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비 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3 아시안컵은 애초 내년 6∼7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개최지이던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최권을 반납했고 개최국을 다시 정한 결과 이번 월드컵을 개최한 카타르가 낙점됐다.
다음 아시안컵 장소가 카타르로 결정되면서 이번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여름 더위를 피해서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2024년 1월 개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956년과 1960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뒤 60년 넘게 아시안컵 정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