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국제미술계 연계로 미술한류를 가속화하고, 한국 미술 대표 작가 조명을 통해 근현대미술사 지평을 확장한다는 내용의 올해 전시 및 중점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은 해외 기관과의 공동주최·순회·협력 등 적극적인 교류에 나선다.
미국 구겐하임미술관과 공동기획하는 ‘한국 실험미술 1960-1970’은 강국진, 이건용, 최병소 등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잠품 총 10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해외 첫 전시이다. 5~7월 서울 전시를 시작으로 뉴욕, LA를 순회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개최된 전시의 해외 소개도 잇따른다.
지난해 과천관에서 선보였던 전통 채색화 전시 ‘생의 찬미’(샌디에이고미술관, 10월~2024년 2월)를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 LA한국문화원, 해외문화홍보원과 공동 기획해 개최한다.
중국 유일의 국가미술관인 중국미술관(NAMoC)에서 한국의 전통미술과 근현대작품이 어우러진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11월~2024년 2월)도 선보인다.
한국 미술 대표작가 개인전으로는 나무, 집, 해와 달, 까치 등 한국적인 정서를 구현한 대표적인 작가 장욱진 회고전(덕수궁관, 7월~10월)과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험하는 김구림 개인전(서울관, 8월~2024년 2월)이 열린다.
5월 과천관에서는 동산 박주환 컬렉션 209점 중 대표작을 공개하는 기증작품특별전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이 개최된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소외장르 연구로 한국 현대미술사 지평을 보다 확장할 계획이다.
1920~1930년대 문학과 디자인, 1950년대 반추상에서부터 동시대 젊은 작가들까지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역사와 동시대성을 살펴보는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과천관, 11월~24년 5월)이 열린다.
2019~2022년 새롭게 수집된 소장품 중 서울관의 특성화 전략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소장품특별전 2023: 혼돈과 새로움’(서울관, 6월~24년 5월)도 계획 중이다.
그간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자수의 역사를 살펴보는 ‘한국 근대 자수’(덕수궁관, 11월~2024년 3월)을 통해 그 안에 내재된 다양한 이슈들(젠더, 근대화, 전통, 순수예술과 공예, 장인, 노동, 생활, 산업 등)에 대해 질문한다.
청주관에서는 9월 청주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도예가로서 피카소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피카소 도예’를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이건희컬렉션을 통해 기증된 피카소 도예작품 112점을 모두 공개한다.
또한, 중견·신진작가 조명 프로젝트, 융복합 다학제, 장소특정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고 한국 미술의 창조성과 독창성을 심화할 계획이다.
▲국제미술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견작가의 대규모 신작 프로젝트로, 올해 10회를 맞는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지난 10년간 올해의 작가상 수상제도를 개선해 첫 시작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3’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오래된 신인작가 조명 프로젝트 ‘젊은 모색 2023’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적·도전적 창작활동을 공모하는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등도 진행된다.
올해 중점사업으로는 ▲이건희컬렉션 목록집 제작 및 대국민 공개 ▲백남준 '다다익선' 보존 및 복원 백서 발간 ▲미술한류 해외 공공프로그램 ▲서울관 10년 축제 ▲디지털 미술관 계획(2023~2025) 수립 ▲장애인 문화접근성 향상 ▲모두에게 열린 미술관 교육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시 및 주요 사업 계획 발표를 마친 윤범모 관장은 문체부 특정 감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안타깝다”는 말로 운을 뗀 윤 관장은 “열심히하라는 채찍과 격려로 알겠다”며 “사실 감사 결과 내용을 아직 숙지하지 못했다. 언론을 보고 결과를 알았다. 내용을 숙지해 미술관 운영에 자산으로 삼고 또 혁신안을 만드는 좋은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전했다.
갑질 방관 논란에 대해서는 “갑질 문제는 불행한 일”이라면서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나왔는데, 갑질 문제라는 단어가 없는 미술관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규정과 다른 작품 구매 방법 지적에는 “작품 추천이 쉽지 않다”며 “작가나 작품만 연구해서는 안 되고, 미술관 소장품들을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작가와의 면담, 현장 조사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몇명이라는 숫자보다는 실제 내용이 중요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끝으로 문체부의 ‘특정 감사 결과 발표’라는 이례적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문체부의 뜻을 잘 모르겠다. 대신 좀 알려주면 고맙겠다”며 말을 맺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