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과 북한의 저의

2023.01.26 06:00:00 13면

 

얼마 전 북한무인기 침투 관련한 TV토론을 본 적이 있다. 참여한 국회의원들의 논쟁을 보면서 아쉬움을 크게 느꼈었다. 한편은 우리의 송골매 무인기 북한 침투는 비례성의 원칙에 입각한 단호한 조치이고 나아가 UN헌장 상의 자위권까지 언급하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행위를 비판하였다. 다른 한편은 우리의 지나친 대응과 북한의 또 다른 도발, 우리의 맞대응, 한반도 불안이 가속화되는 상황을 염려한다. 특히 대통령의 백배 천배의 보복 등 강성 발언은 대통령의 언어가 아니라는 지적 등 나름의 평가를 내놓았다. 

 

그런데 왜 북한이 그런 무모한 행동을 자행했는가에 대한 분석, 특히 지난해의 수십 회의 미사일 발사 도발에 이어 우리 영역에 직접 무인기를 침투시킨 근본 이유에 대한 토론은 전무했다. 또한 정부 일각에서는 나타난 현상만을 가지고 북한의 행태를 비난하며 2018년 9·19 군사합의를 정지시켜야 한다는 대담한(?) 주장을 하기도 한다. 

 

명의(名醫)는 병의 근본 원인에 대한 진단과 그에 따른 처방, 특히 원인 제거를 위한 대처방안을 강조한다. 2020년 6월의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지속적으로 대남 강경 모드를 이끌어 가는 북한의 행태에 대한 근본 처방이 시급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확신한다. 다음의 북한 도발 행태에 대해 정부와 대북전문가들은 이런저런 예측을 내놓고 있으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7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과는 다른 차원의 존재감 부각을 위해 새로운 도발 명분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생각을 하고 있다. 북한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해한다면 지금과 같은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으로는 문제해결을 바랄 수 없다고 본다.

 

미 농무부나 FAO 등 국제기구의 예측은 작년 북한 쌀 생산량 감소가 커서 1990년대 중반 북한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심각한 위기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보고나, 2016년 이후 지속 강화된 대북제재 여파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혼란 가중 상황은 북한을 한계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생각된다. 지속된 핵미사일 도발에 무인기 침투라는 새로운 도발은 북한의 극도의 불안과 체제결속과 안정을 위해 탈출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란 평가가 설득력을 갖는다.

 

신년사를 대신한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정 보고문에서 북한은‘핵무력으로 억제 실패시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 것, 이 사명은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마디로 이대로 북한 붕괴를 바라는 한미의 적대시 전략에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생각된다. 다른 표현으로는 우리 정부에 대화를 요구하는 의도된 행동이란 생각도 든다. 9·19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의 중지’ 즉, 한미연합훈련의 중지를 위한 남북간의 대화와 핵미사일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회담을 간절히 바라고 있음이 북한의 현 상황이라 판단된다.

 

평화를 지키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평화를 만들고 쌓아감이라는 사실이다. 이를 위한 첫 단추는 대화, 진정성을 갖는 대화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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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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