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형의 생활여행]  당신이 꿈꾸는 여행

2023.01.30 06:00:00 13면

 

지금, 어떤 여행을 꿈꾸는가.

 

홀로 일정과 동선을 꼼꼼하게 검토하며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이도, 채널을 돌려가며 홈쇼핑 여행 상품을 들여다보는 이도, 모아뒀던 곗돈을 풀자고 모임을 설득하거나 연인과 함께 sns 핫플을 찾아보는 이도 모두 여행자다. ‘지금, 여기’를 떠나기 위한 준비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여행은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평생을 들여 열심히 구축해둔 자신의 세상을 등지고 위험하고 불안정한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일이다. 계획과 준비부터 길에 오르는 과정, 돌아오는 그 순간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아무리 휴식을 추구하는 여행을 계획했다 해도 일상을 벗어난 미지의 세상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여행을 꿈꾸고, 떠나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뭘까.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삶은 고통이다. 삶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람에게서 욕망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며, 욕망이 사라지면 권태로 더 고통스러워진다. 행복은 욕망과 권태 사이 잠시의 순간일 뿐이다. 사람은 늘 결핍을 채우려 무언가를 바라며 괴로워하거나, 바라는 것이 없다면 공허감에 빠져든다는 의미다.

삶 그 자체가 고통임을 감안할 때, 지금 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사람이 자신의 삶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거나, 만나는 사람을 바꾸거나,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의 말이다. 어떤 변화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며, 지대한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여행은 일정 기간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시간의 사용, 사람, 장소를 바꿔준다. 지독한 열망으로 괴로운 이에게도, 권태와 허무에 빠져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이에게도 여행은 생기와 삶을 바꿀 기회를 안겨준다.

 

물론 여행은 완전한 떠남이 아니기에 완벽한 변화를 안겨주진 않는다. 하지만 여행은 적어도 하나를 바꿀 수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떠나기 전과 후의 상황은 전혀 변함없어도 ‘내’가 달라질 수 있다. ‘나’를 옭아매는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새롭게 시간을 쓰며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세상을 탐구하고 편안히 쉬는 동안 ‘나’는 지금까지와 다른 마음과 시선을 얻을 수 있다. 열망과 허무에 얽매이는 동안 알아채지 못했던 일상의 소중함과 사랑스러움을 깨달을 수도 있다.

 

여행은 ‘지금, 여기’로부터 도망이고, 회피며, 외면인 동시에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이자, 모험이고, 확장이다. 또한 지친 ‘나’에겐 휴식이고, 회복이며, 재활이다. 이런 상반성 속에서 ‘나’는 나인 동시에 내가 아닌 새로운 존재가 된다. 나의 삶이 바뀐다.

 

떠남을 떠올리는 순간부터 당신은 여행자다.

 

당신은 지금, 어떤 여행을 꿈꾸는가.

여행을 통해 어떤 변화를 꿈꾸는가./ 자연형 여행작가

 

자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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