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가 뭐길래…상술로 변질된 기념일

2023.02.13 15:56:16 6면

밸런타인데이, 일본 제과업체 마케팅이 우리나라에 자리잡아
평소 판매가보다 비싸거나 유통기한 임박 상품 판매하기도
전문가 “기업, 지나친 상술 자제…소비자, 현명한 소비 해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인 '밸런타인데이'가 제과 업계의 비뚤어진 상술로 본래 취지를 변질 시키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는 3세기 당시 로마 군인들은 결혼이 금지됐는데,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진 한 병사를 안타까워한 발렌티누스 신부가 이들의 결혼을 성사시켰다가 사형을 당해 이를 기리기 위한 날로 정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일본의 제과업체들이 ‘사랑 고백 쪽지’와 ‘초콜릿’을 마케팅화 시켜 우리나라에 전파돼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기념일로 자리잡게 됐다. 

 

이런 소비자들에 심리를 이용해  초콜릿·사탕 등을 평소 판매가에 비해 비싸게 팔거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품들을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해  구매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13일 밸런타인데이 이벤트를 진행 중인 용인과 수원 내 편의점 세 곳에서 상품 유통기한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올해 5월~8월까지였다.

 

편의점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 씨(23)는 “밸런타인데이 같은 기념일은 특별하다고 하기엔 꽤 자주 있어서 연애 초반에만 챙기고 그 이후엔 잘 안 챙기는 편이다”며 “또 (기념일에 파는) 상품들이 예쁘긴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가격이 거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019년 전국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3%는 ‘이벤트 데이’는 없어져야 한다고 답했고, 소비자의 소비성향을 이용하는 전략적 ‘데이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는 응답도 60.2%였다.

 

전문가들은 기업은 지나친 상술을 자제해야 하고 소비자는 현명한 판단을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밸런타인데이는 평소 하지 못했던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이를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이러한 의미를 훼손시킨다”면서 “소비자들이 상술에 넘어가지 않고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우혁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분별력 있게 상품을 소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하더라도, 소비자 보호 입장에서 기업들이 높은 가격 책정이나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끼어파는 마케팅을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

정해림 기자 kgcom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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