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거리는 글씨와 사물…‘황반변성’ 의심

2023.02.27 08:44:09 10면

실명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 ‘황반변성’
망가진 시각 세포 되살릴 수 없어
50세 이상 정기적인 안과 검진 권장

 

망막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고, 시세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어, 선명하고 정확한 시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위인 황반.

 

눈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이 황반 관련 안과 질환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특히, 황반변성은 황반의 구조가 바뀌고 기능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변성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중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노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망막 질환인데, 전 세계적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3번째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서양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황반변성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안과 윤철민 교수에게 황반변성의 위험성과 치료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종류에 따라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글씨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중심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암점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안과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초기 황반변성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조기 진단을 위하여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엿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눈 속에 드루젠이라는 물질이 침착되며 시작된다. 쉽게 생각하면 노폐물과 유사한데, 드루젠이 망막 밑에 쌓이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겨 시력 담당 세포들이 적절한 영양분과 산소 등을 공급받지 못해 기능이 떨어진다. 더 진행되면 세포들이 말라죽어, ‘지도모양위축’ 상태가 돼 시력이 서서히 저하되다가 결국 시력을 잃는다.

 

일부 건성 황반변성이 습성 황반변성으로 바뀌는데,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혈관이 망막 세포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출혈된 혈액이나 진물이 망막 안쪽 또는 밑에 고인 상태를 일컫는다. 이는 정상적인 망막의 기능을 방해해 시력을 저하시킨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급격한 실명에 이르게 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규모 연구를 통해 건성 황반변성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비타민과 항산화제 조합을 확인했고, 현재는 비타민과 항산화제를 포함한 ‘아레즈 포뮬라(AREDS formula)’의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레이저 치료를 주로 시행했던 과거에는 망막 조직 손상을 동반해 시력 저하를 막을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눈 속에 약을 주사하는 치료를 통해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적인 시력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윤철민 교수는 “황반변성이 많이 진행돼 시각 세포들이 망가진 경우에는 다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시력을 보존하기 위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정경아 기자 kyunga101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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