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형 교육’에 ‘무예24기’ 반드시 포함시켜야

2023.03.30 06:00:00 13면

무예24기는 화성에 깃든 기운이며 역동적인 생명체

‘수원형교육 지원사업’이란 게 있다. 수원시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학교 안팎에서 수원시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교육사업을 운영해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지원하고, 창의·융합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2023년 사업으로는 수원시 특색을 반영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수원특례시와 함께하는 학교교육’ 지원을 비롯해, ‘1학생 1악기 뮤직스쿨’(음악학교), ‘글로벌(세계) 다문화 특성화학교’, ‘꿈이 있는 방과후 활동’, ‘수원형배움터’, ‘경기 이룸학교’, ‘친환경 아토피 특성화학교’, ‘배움터지킴이’, ‘초등학생 생존수영 강습’, ‘초등학교 돌봄교실’ 지원 등 10개다. 총 44억2870만원을 시내 초‧중‧고등학교, 특수‧평생학교 등 205개교에 지원한다. “학생들이 미래사회 주역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학교 안팎의 교육활동을 지원”한다는 수원시의 설명에 공감한다.

 

그러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왜 ‘무예24기’처럼 수원의 살아있는 유산을 프로그램에서 제외했는가 하는 점이다. 수원엔 보물, 사적과 함께 국가나 경기도 등록 유·무형문화재가 많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중한 유산이다. 물론 그 가운데 수원의 랜드마크는 단연 ‘수원화성’이다. 세계유산 수원화성은 국가 사적으로써 성곽시설물인 팔달문, 화서문, 서북공심돈, 방화수류정 등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

 

또 하나 수원화성과 떼어놓을 수 없는, 즉 한 몸인 유산이 있으니 바로 ‘무예24기’다. 궁술 위주의 무예를 중시했던 조선군은 임진왜란 때 왜군과의 지상전에서 무기력했다. 이에 검과 창 등 6기의 무예를 수록한 ‘무예제보’가 급히 편찬됐다. 명나라 군사의 무예를 참고한 것이었다. 여기에 사도세자가 12기의 무예를 더해 18기로 이뤄진 ‘무예신보’를 편찬했고 정조가 기병 무예 등 6기를 더해 24기 무예를 집대성한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했다. 일제강점기 때 사라진 조선의 무예를 오늘날에 복원시킨 중요한 사료였다.

 

정조는 당대 학자 박제가와 이덕무, 무인 백동수 등에게 명해 ‘무예도보통지’를 펴내게 했다. 도, 검, 창, 곤 등 병장기와 권법 등 각종 무예를 그림과 해설로 설명한 실전 종합 훈련교본이자 조선군의 공식 무예서였다. 무예24기는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무예다. 열여덟 가지 지상무예와 여섯 가지 마상무예로 구성돼 있다. 곤봉, 등패, 낭선, 장창, 당파, 쌍수도, 죽장창, 기창, 예도, 왜검, 교전, 월도, 협도, 쌍검, 제독검, 본국검, 권법, 편곤 등 도검 10기, 창·봉 7기, 권법 1기에 마상무예 6기를 더했다.

 

수원화성이 돌이나 벽돌로 만든 무생명이라면 무예24기는 화성에 깃들어 살아 움직이는 기운이며 역동적인 생명체다. 따라서 무예24기를 지키고 배우는 것은 역사와 문화를 후세에 전하는 매우 중요한 사명이다. 2017년 10월엔 북한의 신청에 의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김영렬 무예24기연합회(가칭)준비위원장이 교장으로 재직 중이던 시기의 수일고등학교를 비롯해 몇몇 학교에서 무예24기를 학교 정규체육시간, 또는 특별활동 프로그램으로 편성한 적도 있었다. 앞에서 설명했지만 무예24기를 수원형교육 지원사업에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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