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도전이 유력했던 소방관 출신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국회의원이 제22대 총선을 1년 앞둔 지난 10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의정부 갑은 ‘무주공산’이 된 모양새다.
과거 지역구를 호령하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정계를 은퇴했고,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는 교비횡령‧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어서 사실상 정계에서 퇴출됐다.
여기에 지역구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까지 겹치면서 지역구를 차지기 위한 여야 지역 정치인과 정치 신인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아빠찬스 논란’ 문석균 이목…장수봉‧최경자 전 시의원도 거론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문 전 국회의장의 장남 문석균 전 민주당 의정부 갑 상임부위원장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의정부 갑은 문 전 부위원장의 부친인 문 전 국회의장이 6선을 한 곳이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아빠찬스’, ‘지역구 세습’ 등으로 논란이 거세지자 출마를 포기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해당 지역구를 전략공천하자 입장을 바꿔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했다. 결과는 득표율 8.55%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완패했다.
일각에서는 오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문 전 부위원장에게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구 주인이 바뀌어 있는 동안 그를 옭아매던 논란의 불씨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민주당에 복당한 문 전 위원장은 최근 김대중 재단 의정부지회장으로 임명되면서 정치적 활동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내년 총선 출마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 전 위원장 외에도 장수봉‧최경자 전 의정부시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는데 주목도는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들은 아직까지 출마 의사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장 전 시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예비후보로 등록했는데 오 의원의 전략공천으로 출마를 접었다. 그는 이렇다 할 정치적 활동 없이 지역에서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3선 시의원과 시의회 의장, 도의원을 지낸 최 전 의원 역시 정치적 활동이 뜸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에 임명됐는데 임기는 이재명 대표와 같다.
▲국민의힘, ‘사고 당협’ 공백 길어…지역 정치인 vs 전략공천
국민의힘에서는 지역 정치인과 정치 신인의 각축이 예상된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의정부 갑 당협위원회 조직위원장이 공석으로 남아있는 만큼 전략공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중앙당은 사고 당협 68곳 중 42곳에 대한 조직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했으나 의정부 갑은 제외됐다. 지난 3월 김기현 대표가 취임하면서 전략공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한 종편채널 소속 기자가 대통령실과 교감을 갖고 의정부 갑에 올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해당 기자는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꾸준하게 제기되는 전략공천설에도 지역 정치인, 정치 신인의 활동은 왕성하다. 이들은 의정부 갑 당협위원장 공모에 참여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우선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정치인은 구구회‧임호석 전 시의원, 천강정 전 당협위원장 등이다.
구 전 의원은 3선 시의원으로 시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그는 줄곧 기호 ‘나’번으로 공천 받고도 연거푸 당선됐다. 같은 당 ‘가’번을 받은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일화는 유명하다.
임 전 의원도 재선 시의원으로 시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그는 각종 사회‧친목단체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지지기반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정치 신인으로는 이문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희망포럼 대표가 눈에 띈다. 그는 청년당원과 함께 국회의원 동일 지역구 3선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등 정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