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할란카운티'. (사진=글로벌컨텐츠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30521/art_16852592336021_4a26b7.jpg)
“난 들어가야겠어.”
사고가 난 광산에 들어가는 존의 희생으로 자유를 물려줄 수 있는 할란카운티에는 새로운 희망이 흐른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도 연대하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는 노동자들의 외침에 극은 절정을 향해 간다.
사건이 일어난 건 비가 오는 날이었다. 광산회사는 광부들에게 무리하게 광산에 들어가 일을 할 것을 요구한다. 회사의 강압에 어쩔 수 없이 7구역으로 들어간 광부들은 사고를 당한다. 무너진 광산에서 몇몇의 광부만 지상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이때 존은 안전모를 집어 든다. 마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광산 내부로 들어간다. 언젠가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 외치며 존은 자신을 희생한다. 흑인 노예 라일리의 자유를 찾아 뉴욕 북부로 향하던 다니엘은 존의 희생을 보고선 광부들을 이끌기로 마음먹는다.
![뮤지컬 '할란카운티'.(사진=글로벌컨텐츠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30521/art_16852591610141_4e09c7.jpg)
노동자들의 연대와 자유를 향한 열망을 그린 ‘할란카운티’는 미국 노동운동의 이정표가 됐던 할란카운티 탄광촌의 실화를 다룬 ‘할란카운티 USA’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부산문화재단 청년연출가 작품제작지원사업으로 선정돼 개발과정을 거쳐 2019년 부산에서 초연한 후 같은 해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됐다. 이후 2021년 충무아트센터에서 재연했다.
3번째 공연인 이번 ‘할란카운티’는 ‘자유’를 가장 큰 주제로 삼는다. 존의 아내 나탈리의 이야기가 줄고 탄광촌 광부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노동자들의 연대와 외침에 좀 더 집중했다.
노예제가 폐지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차별과 부당한 대우가 만연한 1976년 미국의 상황과 전국 광산 노조에 가입하려는 할란카운티의 투쟁과 노동 운동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뮤지컬 '할란 카운티'. (사진=글로벌컨텐츠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30521/art_16852588606652_9daae1.jpg)
지난 25일 서울시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유병은 연출은 “누구는 촛불 시위를 하고 누구는 태극기 집회를 하는 등 각자의 정의가 다른 상황에서 각각의 캐릭터가 생각하는 정의를 그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가장 크게 생각한 주제는 ‘자유’였다”며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극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란 남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행동하고 싶고 내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내가 생각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것들이 가능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극 중 존이 희생을 선택할 자유도, 또 그 자유로 인해 할란카운티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조금 더 발전하는 상황도 자유의 긍정적인 면이다.
미국의 노예제도 폐지와 노동 운동 등 변화의 메시지를 던지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의와 자유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할란카운티’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권리들은 저절로 획득된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존 역할엔 류정한, 임태경, 안재욱, 이건명이 출연하며 다니엘 역엔 박장현, 이홍기, 홍주찬이 열연한다.
공연은 7월 16일까지. 한전아트센터.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