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담겨 있는 사발…상하 초대전 ‘색으로 빚은 사발’

2023.05.31 06:46:48 10면

사발 탄생하는 과정 인간에 대입…자기만의 사발 있어
안양 두나무아트큐브 6월 13일까지 무료

 

‘사발은 별의 여행이고, 세계를 담은 무늬이며, 오롯이 주체가 되어 빛나는 바로 당신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안양에 위치한 두나무아트큐브가 상하 초대전 ‘색으로 빚은 사발’에서 1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상하 작가는 사발을 ‘인간’으로 봤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담은 듯 사발은 화려하게 빛난다.

 

색이 다른 사발은 우주의 은하를 표현한 듯 다채롭다. 하늘색, 노란색, 연두색, 분홍색 은하는 각각의 사람이 다르듯 다양하게 빛난다. 울퉁불퉁한 사발은 정겨운 인간미를 표현한다.

 

작가는 사발이 빚어지고 가마에서 완성되는 과정을 사람이 탄생하는 과정으로 봤다. 사람마다 인고의 시간이 다르듯 사발들은 가마에서 견디는 시간을 거쳐 각각이 담아야 할 것을 담을 그릇으로 탄생한다.

 

지구의 시간을 담은 흙은 모여 물을 머금고 빚어져 하나의 사발이 된다.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사발은 투박하다.

 

가마에서 나온 사발에 별 무늬가 새겨진다. 사발은 흙이 가진 시간과 자신이 만들어진 시간을 보여준다. 별무리는 은하가 되고 사발은 하나의 세계가 된다. 완성된 사발을 보고 있으면 하나의 우주를 보는 듯하다.

 

상하 작가는 “별무리가 가득한 세계를 보다 보면 어떤 힘이 느껴지고 영원과도 같은 운동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며 “사발을 보고 있으면 지금이라는 이 순간이 무한한 우주 운동의 지나쳐가는 과정에서 미세한 순간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사발을 보는 순간은 포착되고 시간은 사발에 하나의 무늬로 새겨진다.

 

부스러기는 힘이 세다. 모이고 모여 구성체가 된다. 모래가 되고 흙이 되고 물이 되고 불이 된다. 사람이 되고 꽃이 되고, 그렇게 세계를 만든다.

 

남도 출신인 상하 작가가 사발을 한 인간으로 본 데에는 어릴 적 사발들을 보고 자란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사발 하나가 태어나는 과정을 인간이 탄생하는 과정에 대입했고, 가마에서 사발이 견디는 시간을 인간이 성숙해지는 과정으로 봤다.

 

삐뚤빼뚤한 질감으로 인간의 순박함을 표현했고 고향에 대한 향수도 나타냈다. 가마에서 견디는 시간을 인생에 투여해 보면 독자마다 사발이 생긴다.

 

금녹수 두나무아트큐브 큐레이터는 “작품을 보시는 분들도 자기만의 사발을 고민해서 찾는 것 같다”며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 제각각인 점이 전시의 재미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우리가 별에서 태어나서 다시 별로 돌아가듯 사발 안에는 인생의 여정이 담겨 있다.

 

지난 25일 시작된 전시는 오는 6월 13일까지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은 무료.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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