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처인성 문화제, "국적없는 잡탕 행사" vs "지금은 홍보할 시간"

2023.06.04 16:31:19 8면

 

'국적도 없고 정체성도 없는 허접한 잡탕 행사.'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용인특례시 처인구 남사읍 처인성 일원에서 열린 '제32회 처인성 문화제'에 대한 일부 용인시민들의 평가다.

 

특히 '처인성 전투의 승리를 기념하고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함으로써 처인성 대첩을 널리 알리고 용인의 정체성을 확립하자'는 문화제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용인특례시가 예산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주최 측인 용인문화원과 처인성기념사업회 또 행사를 주관한 제32회 처인성문화제 추진위원회가 예산을 제대로 사용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일부 사람들에 의한 예산 전용, 또는 남용 가능성에 대한 의혹들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 행사는 처인성이 고려 시대 '몽골 침략전쟁 최초 고려 승전지'라는 역사적 중요성을 기리고, 후대에  알린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용인특례시 ▲용인특례시의회 ▲용인동부경찰서 ▲용인문화재단 ▲용인예총 ▲단국대학교 향기인문학센터 ▲킹칸샷협회 ▲한화호텔리조트(주) ▲(주)지산 등이 심혈을 기울여 후원했다 

 

이 기간 동안 처인성 전투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진혼제 ▲승첩 해설 ▲골든벨 ▲활쏘기 대회 등이었으며 장사진들이 진을 친 가운데 대부분 일반 장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떡메치기 ▲마술쇼 ▲남미전통악기공연 ▲인기가수 축하공연 ▲버스킹 ▲가요제 등으로 채워졌다.

 

항쟁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처인성 전투'도 없고, 그 의미를 기리는 '문화'도 없는 역사와 문화가 빠진 '허무 대잔치'라는 평가도 제기됐다.  

 

거리의 사학자 정재상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문화제가 학술 토론을 비롯해 처인성 보존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기대했다"며 "하지만 행사의 취지는 간데없고  호객행위를 일삼는 장사치들이 판을 치는 모습을 보며 잡탕 놀이가 따로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너졌다"고 개탄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남기화 처인성 기념사업회장은 "처인성의 역사적 가치와 비교해 홍보가 전혀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홍보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면서 "처인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고 이를 하나로 녹여낼 수 있는 '(가칭)처인성 문화유적 활성화 방안 토론회'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처인성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지난 3일 이상일 시장이 기념식 축사에서 밝힌 "처인성 승리에 대한 학술 논문을 늘리고 교과서에 더 많이 실리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오는 2024년 제33회 처인성 문화제에는 제대로 반영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이 크다.

 

한편, 지난 3일 열린 기념식에는 이상일 시장을 비롯해 윤원균 시의회 의장, 최영철 용인문화원장, 남기화 처인성기념사업회장 등과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했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

최정용 기자 wesper@kgnews.com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