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오는 1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망 이용대가 글로벌 논의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인터넷 서비스 시장이 초고화질 영상 위주로 보편화됨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늘어난 데이터 트래픽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망 인프라의 고도화가 필요한 탓에,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와 콘텐츠 공급자(CP)간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SKB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협상과 관련해 법적 공방을 다투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국회에서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총 7건의 망 이용대가 개정안(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었으나, 아직도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7명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비슷한 취지로 법을 발의한 만큼 당초 망 이용대가 협상에 관한 제도 개선에 대해 여야간에 큰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구글‧넷플릭스‧트위치 등 일부 글로벌 CP들이 국회의 입법 취지를 왜곡하며, 이용자들을 볼모로 잡는 등 거센 여론전을 펼치며 적극 반대한 탓에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사이 해외 주요국에서는 글로벌 CP의 ‘망 무임승차 방지’를 위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2023에서는 글로벌 CP 의 공정 기여에 대한 발제가 큰 화제를 모았고, 스페인 텔리포니카와 프랑스 오렌지 등 유럽 통신사들도 이에 동참하며 망 이용대가 이슈가 더욱 확산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빅테크 기업의 망 투자비용 분담을 골자로 하는 ‘기가비트 인프라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달 19일까지의 의견 수렴을 마치고 본격적인 입법 절차에 돌입했다. 세계 통신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도 해당 제정법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베트남과 인도의 통신사들 역시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 보장을 위해 데이터 트래픽을 가장 많이 발생시키는 기업도 공정한 부담을 져야한다고 주장하며, 글로벌 CP의 망 이용대가 부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오는 12일 망 이용대가 관련 해외 동향을 살펴보고, 국회에서 발의한 법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인터넷망 이용계약 불공정 논란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전문가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간담회 발제는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맡았으며, ‘망 이용대가 정책 방향’을 주제로 해외 논의 동향과 정책 고려 사항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다. 토론자로는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 과장 등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영찬 의원은 “우리나라 데이터 트래픽량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부 글로벌 CP는 ‘망 무임승차’하고 있는 반면, 국내 CP는 ‘망 이용료’를 지불하고 있어 역차별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인공지능(AI) 등 미래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데이터 트래픽량이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역차별은 시급히 해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도 ‘망 이용대가’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 이 시점에 마련한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공정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실효성 있는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