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혜택’ 앞세운 기회경기 관람권, 프로구단 기존 혜택과 중복돼 효과 미미

2023.06.18 14:09:33 1면

무료관람 대상자가 관람료 내고 입장하는 ‘아이러니’ 발생
정책 시행으로 증가한 관람객 수치, 유의미하다고 볼 수 없어
6월 시행된 동반 1인 할인…구단에 제대로 전달 안돼 혼란 야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아이디어로 시행된 ‘기회경기 관람권’이 경기도내 연고 프로구단들의 기존 혜택과 중복되거나 상충되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지난 2월 ‘도-프로스포츠단 참여기회나눔의 업무협약식’을 진행하고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도내 4대 프로스포츠 연고 구단의 홈 경기를 찾는 70세 이상의 노인과 장애인들에게 75%의 관람료 할인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프로축구는 3월부터, 프로야구는 4월부터 기회경기 관람권을 적용하고 있다.

 

기회경기 관람권을 이용해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은 3월부터 5월까지 프로축구가 K리그1·2 8개 구단을 통틀어 2319명이며, 4월부터 시행된 프로야구는 289명으로, 도내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9개 구단에서 지난 5월까지 모두 2897명이 기회경기 관람권을 이용한 셈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9개 구단에서 구단 당 월 평균 107명 꼴로 기회경기 관람권으로 경기를 관람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구단들은 기회경기 관람권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단마다 이전부터 노약자와 장애인에 대한 관람료 할인 등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회경기 관람권 시행 후 경기장을 방문하는 관람객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게 프로구단들의 주장이다.

 

또 경기도가 6월부터 동반 1인까지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구단의 경우 이미 구단 자체비용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가 하면, 도의 추가 할인 혜택 시행을 모르고 있는 구단도 있어 도가 구단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구단마다 차이는 있지만 어르신과 장애인에 대해 무료 입장이나 할인혜택을 제공해왔는 데 기회경기 관람권 시행 이후 무료입장이 사라진 구단이 있다”며 “기회경기 관람권 시행으로 관람 소외계층의 경기장 방문이 크게 늘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B구단 관계자도 “사실상 기존에 각 구단들이 해오던 할인혜택에 도가 숟가락만 얹은 격”이라며 “동반 1인 추가 할인 혜택도 이미 구단 자체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도에서 추가로 해주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C구단 관계자는 “6월부터 동반 1인 추가 할인 혜택 제공에 대한 내용을 언론과 문의전화를 통해 알았다”며 “동반 1인 추가 할인에 대해 도에서 연락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도내 프로구단들은 각 구단마다 어르신과 장애인들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기회경기 관람권으로 약간의 추가 할인을 해주는 것은 이들의 경기 관람 기회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로구단들은 각 구단에 제공하는 혜택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기 보다는 경기 관람이 어려운 소외계층들이 경기장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부분을 도에서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D구단 관계자는 “이런 정책을 펼칠 때 대상자 대한 특혜에만 초점을 맞춰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수요와 구단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데 ‘할꺼니까 따라와’라는 식의 전개는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도 체육과 관계자는 “기회경기 관람권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관람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6월부터는 동반 1인 할인까지 진행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구단들과 만나 피드백을 듣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유창현 기자 ychanghe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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