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결말을 짓고 싶었던 오스카와일드…뮤지컬 ‘와일드 그레이’

2023.06.28 07:32:36 10면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속 그레이 모습과 똑 닮은 더글라스 만나는 이야기
남색죄로 법정 최고형 선고…예술 속 자유 갈망하던 오스카 와일드

 

“작품 속에서도 원하는 결말을 지을 수 없잖아. 이제 내가 원하는 결말을 지을거야.”

 

오스카 와일드가 더글라스를 만난 후 친구인 로스에게 한 말이다. 작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짓고 난 이후 오스카 와일드가 예술마저 현실에 맞춰 원하는 결말을 지어야 한다고 좌절할 때, 더글라스는 작품은 현실을 모방한다며 오스카 와일드를 유혹한다.

 

작가이자 극작가인 오스카 와일드의 삶이 무대에 올랐다. 이야기는 오스카와일드가 더글라스를 만난 후 사랑에 빠진 뒤 죽기 전까지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규칙과 억압 때문에 작품의 원하는 결말을 지을 수 없던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속 도리안 그레이와 똑 닮은 더글라스가 나타나자 오스카와일드는 기뻐하며 그를 애인으로 맞는다. 사람들은 오스카 와일드와 젊은 애인 더글라스를 비난하지만 둘은 사랑을 키워간다.

 

오스카 와일드를 사랑하던 친구 로스가 법적인 죄는 피하라고 오스카와일드를 설득하지만 오스카 와일드는 비난을 피하지 않는다. 법정에서 최고형을 선고받아 사망에 이르게 되지만 결국 더글라스는 법정에조차 나타나지 않는다.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이 현실이 되는 삶을 꿈꿨다.

 

남색죄로 죽게 되는 순간까지 오스카 와일드의 삶은 예술을 향한 삶이었다. 예술을 삶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지만, 오스카 와일드는 기꺼이 그 길을 간다. 오스카와일드는 더글라스를 ‘나를 배우이게 하는 단 한명의 관객’이라고 정의했다.

 

더글라스는 예술이 자신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둘의 결말은 비극이었다. 오스카 와일드를 사랑했던 로스가 둘을 만류하지만, 그들은 서로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한 채 끝나고 만다. 예술은 현실이 될 수 없었고 예술은 한 삶을 구원하지 못했다.

 

2021년에 초연했으며 2023년 다시 무대에 올랐다. 유미주의자이자 예술을 사랑했던 오스카 와일드의 삶을 볼 수 있다. 그의 곁을 지키는 친구 로스는 오스카 와일드를 지키려고 하지만 19세기 영국의 상황은 그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었다.

 

예술을 향한 삶이 얼마나 엄격한지 알 수 있다. 더글라스를 ‘자신의 초상’이라고 부를 만큼 사랑했던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 속에서 자유를 갈망했다. 남색죄는 사후 사면됐지만 오스카와일드의 사랑은 기록에 의해 전해지고 있다.

 

출연진의 폭발적인 성량과 사랑에 대한 섬세한 감정,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역에 정민, 박민성, 김경수가 출연하며 더글라스 역에 정휘, 정재환, 김리현, 윤석호, 로스 역에 기세중, 안지환, 김지훈이 출연한다.

 

예술을 현실로 구현하고자 했던 오스카 와일드의 삶은 9월 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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