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끝이 아니었어요. 상황이 나아지기만 바라고 있어요.”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기대감에 부풀었던 인천앞바다 상인들이 한숨만 내쉬고 있다. 여름 비수기는 각오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많은 장맛비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20일 인천 중구 연안부두는 손님들의 발길이 간신히 이어졌다. 인천종합어시장에는 10여 명의 손님이 돌아다녔다.
지나가는 손님을 붙잡기 위해 상인들은 경쟁하듯 자신 있는 상품의 가격을 외쳤다. 진열된 물건을 관심 있게 보는 손님에 잠시 화색이 돌았지만, 구매까지 이어지는 모습은 드물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밴댕이회무침거리는 더 조용했고, 상인들의 앓는 소리만 들려왔다.
이곳에서 장사하는 A씨는 “요즘 손님이 많지 않다. 코로나19 때와 비슷하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휴가철에는 국내 여행보다 해외로 더 많이 나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는 “경기가 안 좋고 장마까지 이어지니 사람들이 줄었다”며 “하루 한 팀 받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날 남동구 소래포구종합어시장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아예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아 어두컴컴할 정도였다.
그나마 전통어시장 쪽은 꿋꿋이 문을 열고 손님을 반겼다. 그러나 다음주에도 예고된 장맛비에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상인들끼리 오갔다.
40년 넘게 소래포구에서 장사한 C씨는 “영업하는 만큼 적자다. 코로나19 때는 오히려 잘됐던 것”이라며 “힘든 상황이지만, 어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게를 열고 있다. 원래 여름이 어렵지만, 장마에 오염수 방류 얘기까지 복합적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젓갈 상인 D씨는 “주말에 방문한 손님들이 평상시 3분의 1 정도”라며 “지금 금어기고 무더위에 계속 비가 내리다 보니 방문이 뜸하다. 가을에는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월미도도 해산물을 판매하는 가게만은 다른 모양새다. 상인들은 관광객은 찾아오는데,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상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원인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조개구이집을 운영하는 E씨는 “매출이 60%로밖에 안 된다. 관광객이 아예 없다면 모르겠지만, 식당만 썰렁하다”며 “오염수 유출 얘기가 나오면서 사람들이 점점 떨어졌고 직격탄이었다. 장마까지 이어져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