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은 상설전시실 일부를 새롭게 개편하고 문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개편하는 부분은 2층 조선시대 ‘경기인을 만나다’ 전시장이다. 이번 개편은 2020년 재개관 이후 가장 큰 규모이며, 보물 4점을 포함해 39건 128점의 유물을 새로 선보인다.
이번에 새로 설치한 ‘나라에 공을 세우다’, ‘조선의 중심, 경기 사대부’ 구역에 2년여의 보존 처리를 마치고 처음 공개하는 보물 ‘김중만 초상(金重萬肖像)’을 비롯한 9점의 초상화가 전시돼 있다.
또 다른 보물 ‘오명항 초상(吳命恒肖像)’의 얼굴에는 마맛자국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 초상화가 ‘터럭 하나다로 같지 않으면 그 사람이 아니다’고 생각했던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잘 나타낸다.
새롭게 구성한 ‘경기 명가’ 구역에선 경기도에 기반을 둔 여러 명문가를 차례로 조명한다. 용인이씨, 양주조씨, 파평윤씨, 풍양조씨, 남양홍씨, 기계유씨 등이 18세기부터 독특한 정치·경제·문화적 경향을 주도한 흔적을 전시한다.
또 풍양조씨 회양공파 문중으로부터 기증받은 유물들도 선보인다. 풍양조씨의 조상기(趙尙紀) 직계 후손은 19세기 외척 세도정치의 주요한 축으로서 조선 후기 정치사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경기사대부 명문가의 전통과 가풍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평생 이룬 것은 없으나 ‘집안에 전해오는 법도를 행여 실추시킬까’ 늘 염려하며 살아왔다는 조환(趙瑍)의 ‘유서’는 가문의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던 조선 사대부의 마음을 보여준다.
이밖에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화가인 장한종(張漢宗)이 그린 ‘책거리 8폭 병풍(冊架圖)’과 KBS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등장해 큰 관심을 모았던 ‘곽분양의 즐거운 잔치(郭汾陽行樂圖)’ 그림 등도 주목할 만하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