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에 상륙한지 10년도 안돼 게임체인저가 되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OTT는 이미 지상파를 비롯한 전통적 방송의 대체재로 자리매김 했다. 더글로리나 오징어게임을 보며 우리는 K콘텐츠에 환호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190개국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K콘텐츠는 대한민국과 우리 기업의 신인도를 상승시켰다. CNN에 따르면 한국의 여권(패스포트)파워는 전세계2위라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산업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막대해지는 영향력에 이젠 무서움마저 생긴다. 넷플릭스로 말미암아 한국 드라마는 정형화된 패턴을 깼다.광고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지상파의 드라마 작법에서 벗어나 드라마가 자유로와졌다. 정해진 시간에 최대 노출을 꾀하는 지상파와는 달리 넷플릭스는 화제성 높은 드라마로 신규가입자를 확보해야한다.
소재가 제약에서 벗어나 오징어게임 같은 생존 서바이벌이나 좀비물도 제작되었다. 광고를 의식안해도 되자 16부작의 틀이 무너지며 스토리에 따라 가장 적절한 횟수로 제작되었다. 킹덤은 6회,스위트홈 10회,수리남 6회 등. 광고운행에 따라 80분 편성에 72분 제작이라는 어쩔수 없는 회당 길이도 그 회의 특성에 맞게 변했다. 드라마의 블록버스터화도 가능해졌다. 미스터션샤인은 총제작비 432억의 대작이다. 넷플릭스가 이중 300억을 투자했다. 과거엔 시도하기 어려운 대작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것도 사전제작으로. 물론 우리나라에서만 TVN의 미스터션샤인이지 해외로 나가면 넷플릭스 오리지날로 소개된다.
또 글로벌유통이라는 특성이 제작사, 출연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한 외주제작사 실태조사에 의하면 선호하는 플랫폼중 해외 OTT가 78%로 제일 높고 지상파가 59%로 제일 낮았다. 특히 출연자들은 넷플릭스를 선호한다. 출연자는 전세계 글로벌시청자가 내 팬이 될수있다는 가능성에 매료된다. 가입자 유치를 위하여 적극적 마케팅을하고 자연스레 출연자 인지도도 올라간다. 글로벌스타로 도약시킨 오징어게임의 성공사례도 있다. 정호연은 출연 당시 인스타팔로워가 40만명이었으나 2023년 10월 현재 2045만명이고 아시아인 최초로 Vogue 단독 표지모델이 되었다. 이정재는 말할것 없고. 여기에 출연료마저 후하니 넷플릭스를 싫어할 수 없다. 이러다보니 드라마제작비의 인플레이션이 국내산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발생했다. 2013년 회당 3-4억 하던 드라마 제작비가 10년만에 평균 10억에 이를 만큼 세배이상 치솟았다.
광고를 수입원으로 하는 지상파 방송은 드라마 광고판매치가 최대 6억원을 넘기 벅찬 상황에서 치솟는 제작비 압박에 드라마 편성을 주저한다. 이미 지상파의 드라마 편성이 축소되고 있다. 제작사 입장에선 안정적 제작비가 지급되고 소재와 내용구성상의 제약이 없고 시청률의 부담에서도 자유로우며 PPL, 협찬 등의 노력을 안해도 되는 넷플릭스가 싫을 수 없다. 드라마는 우리가 만드는데 주인은 미국 넷플릭스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한국 드라마산업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점차 스튜디오 시스템으로 변화되었다. 편성하는 방송사 플랫폼이 아니라 실제 제작능력이 있는 스튜디오가 중요해진거다. CJ는 스튜디오드래곤 이외에 CJ스튜디오스를 만들었고 중앙일보의 SLL은 15개의 감독 레이블로 확대되었다. SBS도 스튜디오 S를 만들어 운영중이며 KT 마저 스튜디오 지니를 설립 운영하여 이상한변호사우영우 같은 성과를 냈다.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OTT가 불과 7년만에 한국 드라마를, 드라마산업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바꿨다. 이제 우리의 선택이다. 변화를 여하히 잘 활용해 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함께 우리 콘텐츠 산업을 선순환시킬 생태계를 만들수 있느냐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