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국제공항 건설, 화성·수원시민 상생하는 길 찾아야

2023.11.16 18:22:53 16면

김진표 국회의장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 발의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민간 공항 건설 B/C(비용 대비 편익)값 2.36...경제성 높아
군 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건설 필요성 공유 통해 지혜 모아 방안 모색

지난 13일 김진표 국회의장이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과 ‘첨단연구산업단지 조성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각각 대표로 발의하면서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에 청신호가 켜졌다.

 

연계된 형태의 두 법안은 수원시와 화성시에 걸쳐있는 ‘공군 제10전투비행단’(수원 군 공항)을 화성시 ‘화옹지구’로 이전하면서 민·군이 함께 사용하는 통합국제공항을 건립하고, 수원시 및 화성시에 소재한 기존 군 공항 부지에는 첨단 R&D(연구개발) 기업이 집약된 ‘K-실리콘밸리’를 조성해 군 공항 이전을 통한 수원시·화성시의 상생발전을 도모하자는 게 핵심이다.

 

‘수원 군 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에 따르면 공항 주변 지역에는 공항개발에 따라 필요한 기반 시설, 편의시설, 항공화물유통시설, 정보통신시설, 주거시설, 생활 편익 시설 등을 조성토록 하고 있으며, 관광특구, 특별건축구역, 경제자유구역 등 특별구역 지정 내용도 포함됐다.

 

그 외 주변 지역에 대하여도 통합국제공항 건설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일정한 지역을 주변 개발예정지역으로 지정·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013년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10년 동안 진척이 없던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7년 2월 국방부는 수원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했지만, 화성시의 반대로 이전 사업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했다.

 

2018년 9월 경기도시공사의 ‘군 공항 활성화방안 사전 검토용역’에 따르면 수원 군 공항 이전과 함께 민간 공항을 건설하면 B/C(비용 대비 편익)값이 2.36으로 나타났다. B/C값이 1.0 이상이면 사업 경제성이 있다는 의미다.

 

2021년 9월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경기남부 민간 공항 건설사업’이 반영됐고, 국토교통부 2023년 예산에 ‘경기남부국제공항 사전타당성 검토’가 편성되면서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이 경기국제공항 건설 사업으로 확대 논의되고 있다.

 

◆ 화성시민, 경기국제공항 건설 '찬성' 늘어나

몇 년 전만 해도 경기국제공항 건설에 대해 반대하는 화성시 시민들이 더 많았지만, 최근 들어 여론이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언론사가 화성시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화성시 내 경기국제공항 건설 찬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찬성 비율은 2023년 2월 65.5%, 6월 60.5%, 10월 67.1%로 꾸준히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대’는 각각 26.7%, 31.5%, 27.1%로 찬성 비율이 2배가량 높다. 지난해 10월 조사에서는 찬성 54.2%, 반대 41.8%로 찬성과 반대의 차이가 12.4%P에 그친 바 있다.

 

특히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화성·수원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 구성에 대한 의견은 찬성 69.3%, 반대 22.7%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예비 이전 후보지가 포함된 화성 서부지역도 공론화 찬성률이 54.2%에 달해 공론화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경기국제공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경기국제공항이 건설되면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공항과 연계한 교통망이 확충되고,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추진되는 등 유무형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공항 건설로 인한 환경 파괴, 소음 문제 등을 들어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경기국제공항의 경제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요가 적은 지방 공항을 예로 들며 경기국제공항도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공항 건설에 대한 찬반 논쟁은 사실 김포국제공항을 대체할 새로운 국제공항으로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검토하기 시작한 1980년대에도 있었다.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반대했던 논리

인천국제공항은 김포공항을 대체할 공항으로 1980년대부터 건립 논의가 시작됐다. 1990년 6월 영종도 일대가 인천국제공항의 최종 후보지로 발표되자 여러 시민·환경단체들이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냈다.

 

주로 거론된 문제는 환경 파괴와 안전이었다. 하지만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우려한 만큼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고, 하나하나 해결책을 찾았다.

 

인천국제공항은 수요가 없어 적자 공항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2018년에만 6768만여 명이 이용해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중추공항으로 자리 잡았다.

 

◆ 인천국제공항의 수요 포화를 대비하는 경기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은 국내 여객·화물 항공 수요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영종도의 부족한 부지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로 인해 공항 활주로의 꾸준한 확장 공사에도 불구하고 그 수요를 감당하는데 한계가 있다.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제9차 인천국제공항개발 기본계획’,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인천공항은 2040년도 이후, 김포공항은 2035년 이후 포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항 건설은 빨라야 10년, 길면 20년이 소요되는 장기 사업이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대체 공항으로 경기국제공항 건설 논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경기국제공항, 이제 시민에게 답을 물어야 할 때

인천공항 건립 논의 당시 항공 수요를 비관적으로 예측하고, 위험성만 따지며 공항을 건설하지 않았다면 현재 글로벌 시대에 한참 뒤떨어져 있을 것이다.

 

경기국제공항 건설 사업 또한 지역 간 갈등 프레임에 벗어나 ‘수도권 대체 공항 건설’로 시야를 넓혀야 한다.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6호기 건설 중단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운영한 것처럼 우리나라는 지역 간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시민에게 답을 물어 해결책을 찾아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지금이라도 화성·수원시민이 만나서 경기국제공항 건설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

 

두 도시는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그만하고 수원 군 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건설 필요성 및 문제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며 지혜를 모아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김영철 기자 ]

김영철 기자 ye00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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