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유일의 장애인 아이스하키팀 ‘고양아이스워리어스’가 경기도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이하 협회)와 갈등으로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면서 해체 위기에 놓인 가운데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태만이 선수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경기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도장애인체육회는 오는 12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도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에 대한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도장애인체육회는 지난 9월 전문체육위원회를 열고 협회 사무국장의 소명을 들은 뒤 협회가 정상화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도장애인체육회는 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7인 이내의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가맹단체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게 된다.
하지만 협회와 선수들의 갈등이 2년 여간 이어진 상황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하는 도장애인체육회의 방관이 선수들의 고통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선수들은 이 기간 동안 훈련장 대관료를 납부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훈련 장비 지원과 식비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으거나 고양시장애인체육회의 도움으로 훈련장 대관료를 지불하며 훈련을 진행했지만 긴 시간 도장애인체육회와 협회로부터 외면받은 선수들 중 주전급 일부는 타 시·도로부터 이적을 요청받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수들은 도장애인체육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바랬지만 행정 절차상 협회가 있어 직접적인 지원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됐다.
선수들과 협회의 갈등이 장기화 되자 도장애인체육회는 협회에 정상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청했고, 협회는 지난 1월 정상화를 꾀하기 보단 새로운 팀 구성, 장애인아이스하키 스쿨 운영, 수원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설립 등을 추진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회는 수원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설립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가 수원시장애인체육회로부터 서류 미비로 인한 보완 통보만 받았을 뿐 새 팀 구성, 장애인아이스하키 스쿨 운영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협회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 선수들의 고통은 이어졌고 도장애인체육회는 현실성 없는 협회의 정상화 계획이 이뤄지기만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했다.
사비를 들여가며 훈련했던 선수들은 일부 선수들이 타 시·도로 이적할 경우 더이상 팀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성근 고양아이스워리어스 감독은 “팀을 지키겠다는 선수들의 의지로 어렵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만 훈련장비가 낡아 훈련 중 퍽에 맞으면 몸에 멍이 들 정도이고, 대관료도 많이 밀렸다”며 “협회도 협회지만, 그동안 도장애인체육회에서 이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대로 전달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규정상 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장애인체육회가 직접 지원을 할 수는 없다”며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을 때는 이사회의 무용론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가 정상화 자료를 제출했을 때 처음부터 이것이 가능한 지 판단할 수 없었고 협회를 믿고 기다려왔다”면서 “더이상 협회가 정상화 의지가 없다는 판단이 섰고 내달 이사회를 열어 관리단체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도내 유일의 장애인아이스하키 팀 선수들은 도장애인체육회 이사회에서 도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에 대한 관리단체 지정을 확정하지 않을 경우 더욱 깊은 고통의 시간을 보낼 처지에 놓였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