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인 제 눈에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마음과, 이긴다는 믿음이 보였습니다. 선수들의 절실함이 잔류의 결과로 이어져 행복합니다.”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에게 5-2 승리를 거두며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수원FC의 ‘캡틴’ 이영재는 동료들의 절실함과 투혼 덕분에 잔류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후반 5분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수원FC가 자동 강등을 면하는 데 앞장섰다.

당시 이영재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제주와 1-1로 비기며 승점 1점을 획득한 수원FC는 8승 9무 21패, 승점 33점으로 수원 삼성(8승 9무 21패·승점 33점)과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수원FC 44골, 수원 35골)에 앞서 11위를 차지했다.

벼랑 끝에서 수원FC를 구해낸 이영재는 이날 부산과 1-1 동점 상황서 종료 5분여를 앞두고 역전골을 뽑아내 승강 PO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고 역전을 발판을 놨다.

위기 때마다 주장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준 이영재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주저 앉아 눈물을 보였다.

그는 “군 전역 후 저에게 많은 기대를 해주셨을 텐데 복귀하자마자 부상을 당하고, 부상에 돌아와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며 “항상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주장으로서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서 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 팬분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재는 승강 PO 1차전 때 이승우가 퇴장 당하며 많은 부담을 짊어지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중원에서 윤빛가람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득점까지 뽑아내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이승우 선수가 있어서 수원FC가 위협적인 팀인 것도 맞지만 이승우가 있어서 강한 팀은 아니다”라며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이승우 선수 없이도 수원FC가 강한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승우 선수도 이번에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