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G-스포츠클럽, 내년도 예산 절반 이상 삭감…고통 받는 학생선수·학부모·지도자들

2023.12.17 18:00:00 11면

약 4억 2000만 원 삭감된 2억 8000만 원 편성 예정
지도자는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변경되며 생계 어려움 예고
G-스포츠클럽 명분만 유지한 채 학부모 회비로 운영 될 듯
열악한 환경 속에 타 지역으로 전학 고려하는 학생선수 발생

 

의정부시의 재정 악화로 인해 의정부 G-스포츠클럽 예산이 대폭 축소되면서 학생선수와 학부모, 지도자들이 열악한 환경에 내몰리게 됐다.

 

그러나 의정부시와 함께 G-스포츠클럽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은 지자체가 세운 예산 만큼만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내년도 의정부시의 G-스포츠클럽 운여에 차질이 우려된다.

 

1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시는 2024년 의정부 G-스포츠클럽 예산으로 약 1억 4000만 원을 편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받는 1억 4000만 원을 추가하면, 총 2억 8000만 원이 내년 의정부 G-스포츠클럽 예산이다.

 

이는 올해 총 7억여 원의 예산에서 절반이 넘게 축소된 금액이다.

 

2024년 의정부 G-스포츠클럽 예산이 2억 8000만 원으로 확정되면, 올해 의정부 G-스포츠클럽이 운영했던 배드민턴, 컬링, 수영, 유도 등 총 9개 클럽에게는 각각 약 1000만 원의 운영비가 주어진다. 올해 종목 당 약 5000만 원이 지원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금액이 삭감된 것이다.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엘리트 체육의 연계를 도모하고 학생 스포츠 활동의 저변 확대 등을 실현하기 위해 2018년부터 시작된 G-스포츠클럽은 경기도교육청과 시·군의 50:50 매칭 사업이다.

 

현재 도교육청은 G-스포츠클럽 예산이 있지만 의정부시에서 예산을 더 편성해야 그 만큼의 지원을 더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G-스포츠클럽은 도입 당시 학교 운동부 해체를 부축이고 학생선수 육성의 책임을 시·군에 전가시키며 지도자의 고용 안정을 위협한다는 등의 논란 속에 진행됐다.

 

그리고 이번 의정부 G-스포츠클럽의 사태로 이러한 문제점들이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됐다.

 

의정부 G-스포츠클럽의 예산이 줄어들면 약 260만 원의 월급을 받던 전일제 지도자들은 시간 강사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지도자들의 월급은 약 100만 원 이상이 줄어들 예정이다.

 

생계를 위협받은 지도자들 중 일부는 의정부 G-스포츠클럽을 떠나는 것까지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학생선수들은 원하는 지도자에게 지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학부모의 부담도 더욱 가중된다. 지금껏 자녀들이 훈련할 수 있는 체육관 대관을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았던 학부모들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부족한 지원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동해야 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학생선수들 중 일부는 타 지역으로 전학까지 고려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내년도 재정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체육 예산 뿐 아니라 다른 분야 예산들도 많이 삭감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의정부시 G-스포츠클럽 예산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추경을 통해 예산을 마련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학부모 A씨는 “G-스포츠클럽은 학교운동부가 아니기 때문에 훈련할 수 있는 체육관이 없어 그동안 늘 체육관 대관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예산마저 삭감되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며 “아이들을 이끄는 코치님은 직장도 잃고 실직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들은 운동에 진심이고, 누구보다 미래를 위해 정말 쉴 틈 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 선수들의 뒷바라지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의정부시체육회 관계자는 “지금 책정된 예산으로 내년도 의정부 G-스포츠클럽이 운영된다면, 전지훈련비, 대회 출전비, 피복비 등은 아예 사라지게 된다”며 “의정부 G-스포츠클럽이라는 명분만 유지한 채 사실상 학부모님들의 회비로 운영이 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유창현 기자 ychanghe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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