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가 결국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사건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예상대로 제3지대 신당 추진 대열에 본격 합류한 것이다.
지난 6월 일찌감치 신당레이스를 시작한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을 필두로 금태섭 전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새로운 선택’,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가칭)’, 오늘 창당계획을 밝힌 민주당 탈당파 3인(김종민,이원욱,조응천) 신당에 이어 이낙연 신당까지 가시화 되면서 ‘제3지대 빅텐트’ 성공 여부가 이번 총선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최근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신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적지 않다.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국민의 힘, 민주당, 신당세력이 3분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신당세력이 하나의 정당으로 총선을 치를 경우 거대 양당 중 어느 한 곳은 꽤 치명적 패배를 맞을 수도 있는 형국이다. 거대 양당이 당내 기득권과 지지율에 안주하는 사이에 정국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신당의 첫 번째 관문은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의 합당 여부다. 현재로선 쉽게 예단할 수 없지만 두 사람의 행보가 합당을 향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둘 다 연대의 문을 열어 두고 있고, 최근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대담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직전까지 여론의 관심을 잡아두고 토론의 과정을 통해 합당의 대중적 명분을 쌓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2월을 거치면서 거대 양당의 공천과정에서 추가 탈당하는 현역의원들을 끌어들이면서 나머지 신당세력들과 합당한다면 ‘기호3번’으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 이렇게 ‘제3지대 빅텐트’가 현실화 될 경우 의외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관문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지 여부다. 과거 한국정치의 숫한 제3지대 정당들에서 확인되었듯이 빅텐트를 만든다고 해서 그 자체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적 명분과 대의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아직 ‘反윤석렬, 反이재명’말고는 뚜렷한 무언가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거대양당의 기득권 패권정치를 비판하면서도 지금까지 합류한 정치인들의 면면을 보면 과거 양당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또한 정치적 정책적으로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온 신당 세력들이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무엇보다 신당 성공의 최대 관건은 비전이다. 反윤석렬, 反이재명은 탈당의 명분이지 신당의 대의가 될 수 없다. 거대 양당의 폐해를 극복하고 국민이 공감하고 기대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는 누적된 민심과 선거구도에 의해서 결론이 난다. 그동안 국민의 힘 지도부는 反이재명, 민주당 지도부는 反윤석렬 민심에만 기대어 승리를 낙관해 왔다. 그러나 앞서 두 가지 관문을 통과한 빅텐트가 현실화 된다면 유권자는 反윤석렬, 反이재명을 하면서도 새로운 선택지를 얻게 된다. 민심과 선거구도 전체가 격변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동안 혁신을 요구해온 국민의 마음을 외면해 온 거대 양당이 깊이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총선은 거대 양당이든 신당세력이든 누가 먼저 국민의 손을 잡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