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상에 대해 “경기도 정책을 표절한 것 같다. 국민을 호도한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김 지사는 18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 다보스 현지에서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난해 6월 제가 이미 제 중점과제로 똑같은 얘기를 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은 2047년까지 622조 반도체 투자를 하겠다고 하는데 23~24년 뒤 얘기와 과거 정부에서 했던 삼성과 SK하이닉스 투자까지 다 합쳐서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기업이 하는 것을, 이미 했던 것, 앞으로 20년 동안 하는 것을 합쳐서 이 큰 금액을 재탕, 삼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전망된 수출동향을 거론하며 반도체 라인 증설시 원전 충당 계획에도 반박했다.
김 지사는 “오늘 다보스포럼 기후변화와 재생에너지 세션에서 Scope1, Scope2, Scope3에 대한 모니터링 방법 등 구체적인 기술 진보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이 ‘한국은 좋은 기업과 좋은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아주 좋은 위치에 있지만 이 문제에서 뒤떨어지면 다시 잡기 어려울 것’, ‘behind’라는 말을 했다”고 했다.
이어 “원전은 RE100에,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도체 라인 증설을 하면서 원전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은 세계 트렌드나 이 부분의 내용을 잘 모르는 무식한 얘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이 RE100을 하지 않고 거꾸로 가면서 반도체 얼마 투자하겠다면 수출길 막히는 것을 어떻게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정부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이어갔다.
김 지사는 “지금 김포 서울 편입, 공매도 금지, 소수 대기업에만 영향을 주는 감세 발표, 재건축 완화, 비수도권 미분양주택 주택세 감면 등 선심성 정책으로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이것도 한번 짚어볼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경기도에 오는 것, 관심 갖는 것 환영하고 반도체 클러스터 우리 경기도가 발표했지만 같이하는 것 아주 좋다”면서도 “선거 때 아닌 평소에도 오라. 다른 지역도 자주 가서 재탕, 삼탕 가짜 민생이 아닌 진짜 민생 얘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5일 윤 대통령은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622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경기남부에 조성하는 구상과 원전 필요성을 제시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