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희망적금 만기 수령자가 청년도약계좌에 연계해 가입할 수 있는 절차가 개시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각종 혜택을 통해 이들의 연계가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5년이라는 긴 만기 기간이 가입자들에겐 부담이다. 아울러 시중은행에서 고금리 특판도 속속 출시하고 있어 자금 수요가 옮겨 갈 가능성도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청년희망적금 만기 수령자의 청년도약계좌 연계 가입 신청 절차가 진행된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청년도약계좌는 매월 70만 원 한도 내에서 적금을 내면 정부 지원금과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통해 5년 동안 5000만 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품이다. 가입 대상은 총급여 7500만 원, 가구소득이 중위 180%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다.

연계 가입 신청은 청년도약계좌를 취급하는 11개 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할 수 있으며, 신청 후 서민금융진흥원이 청년도약계좌 개설 가능여부를 안내한다.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았을 경우 청년희망적금 만기 해지 후 연계가입 신청 시기에 청년도약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연계 가입의 경우 최소 200만 원부터 만기수령금 전액(최대 1260만 원)을 한꺼번에 넣는 '일시납입'도 가능하다. 일시납입의 경우 자유납입 대비 이자가 더 많이 지급돼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 일시납입금에 대한 정부 기여금도 일시에 지급된다.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 일시 납입 시 만기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최대 약 856만 원으로, 일반 적금 상품 기대 수익의 2.67배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금융당국은 청년희망적금 만기 수령자의 연계가입 지원을 통해 청년도약계좌의 재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수는 51만 1000명으로 금융당국이 추산했던 예상 가입자(306만 명)의 16.7%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입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5년이라는 긴 만기 기간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가입 장려를 위해 계좌를 3년 이상만 유지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주는 등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가입자들은 청년희망적금을 통해 이미 2년 동안 돈을 모아둔 상태에서 추가로 3~5년간 자금을 묻어두는 일이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청년희망적금 만기를 앞두고 있다는 20대 A씨는 "이사나 결혼 등 큰 돈이 필요한 상황이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데 몇 년씩 목돈을 묶어놓는 게 쉽지 않다"며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생활비 부담도 커지고 있어 만기까지 계좌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청년희망적금의 중도해지자 수는 86만 1309명으로 집계됐다. 중도해지율은 29.8%에 달한다. 고물가 여파로 생활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저축을 통해 장기간 돈을 묶어두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이 그만큼 많은 셈이다.
시중은행들이 만기가 짧은 고금리 특판 상품을 출시하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연 7% 금리의 '우리퍼스트 정기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출시 2주 만에 판매량 20만 좌를 돌파하는 등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판매 한도를 70만 좌까지 늘렸다.
신한은행도 기본금리 2.0%에 우대금리 최대 3.0%포인트를 더해 연 최고 5.0%를 적용하는 '신한 슈퍼SOL 포인트 적금'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 등 주요 정기 예·적금 상품에 금리 우대 쿠폰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연 최고 6%의 금리를 제공하는 '더쿠폰적금'과 연 최고 4%의 '더 쿠폰예금'을 판매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 유치 차원에서 고금리 특판 예·적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부터 돌아오는 청년희망적금 만기 고객을 잡기 위한 상품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