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을은 보수 강세 지역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임태희(현 경기도교육감) 전 비서실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온 지난 18대 총선에서 무려 71.06%라는 전국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18대 재보선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첫 진보 진영 깃발을 꽂은 뒤 김병욱 현 의원이 연달아 승전고를 울리며 보수 철옹성을 무너뜨렸다.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전하진 후보(30.96%)와 공천 반발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태희 후보(18.81%)가 보수표를 나눠 가지며 더불어민주당 김병욱(39.85%) 후보가 이변의 역사를 썼다.
21대 총선에선 김병욱(47.94%) 후보가 국민의힘 김민수(45.1%) 후보는 물론, 같은 성향 정의당 양호영 후보와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이나영 후보까지 제치고 재선 반열에 올랐다.
이번 총선은 보수 결집으로 탈환이냐, 김병욱 의원의 수성이냐로 김 의원에게는 중진으로 가는 길목이 됐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의 대리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농후한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3선 도전
김병욱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대표 친명계 7인회 소속으로 이재명 당대표를 중심으로 당내 핵심 구실을 맡아왔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뛰어난 지역구 관리 능력까지 여기에 재선 동안 주민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해 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는 평이다. 당내에선 경선 경쟁자가 없는 상태다.
◇국민의힘, 김은혜와 김민수 경쟁
윤핵관으로 꼽히는 김은혜 전 대통령 홍보수석과 분당을 당협위원장을 역임한 김민수 중앙당 대변인 간의 경쟁이 심상치 않다.
김 전 홍보수석은 지난달 22일 분당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예비후보 서류를 접수하고 "분당 주민들과 약속을 완성하겠다"며 "분당 재개발·재건축 등 여당의 정책은 곧 실천임을 국토교통부 장관부터 성남시장까지 원팀을 가동해 입증하겠다"고 했다. 김 전 수석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분당갑에 당선된 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하고, 대통령실 홍보수석으로 활동했다.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달 25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공천 경쟁에 합류했다. 그는 "선거철만 되면 누구나 ‘우리 분당과 연고가 있다’며 그럴싸한 이유를 대지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정치적 디딤돌로 삼았을 뿐"이라고 비판하며 "저 김민수는 지난 1995년 분당에 전입해 쭉 살아왔던 분당이 생활 터전인 진짜 분당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분당을 당협위원장을 지낸 김민수 대변인은 2019년 중앙당 오디션으로 당협위원장직을 맡은 후 지난 21대 총선에서 4045표 차이로 김병욱 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는 뼈아픈 석패를 디딤돌 삼아 김 의원과 리턴 매치를 원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관을 지낸 이상옥 국가정보원 부이사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진보당에선 성남 출신이며 한양대 공학대학 학생회장을 역임한 유인선 전 건설노조 경기도건설지부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의 출마가 확정됐다. 그는 보수 텃밭에서 진보 돌풍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 경기신문 = 김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