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김길리(성남시청)가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종합우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김길리는 12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23~2024 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1분31초480으로 수잔 슐팅(네덜란드·1분31초593)과 코린 스토더드(미국·1분31초601)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전날 1000m 1차 레이스에 이어 2차 레이스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오른 김길리는 이번 대회에서만 랭킹 점수 250점을 더해 총점 1115점으로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미국·980점)를 135점 차로 따돌리고 종합 선두를 유지했다.
김길리는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리는 월드컵 6차 대회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종합 우승을 차지할 전망이다.
ISU는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 1∼6차 대회 모든 개인 종목 성적을 합산해 남녀 우승자에게 ‘크리스털 글로브’라는 트로피를 수여한다.
지난 시즌 월드컵 종합 4위에 올랐던 김길리는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종합 우승을 노린다.
김길리는 1000m 2차 레이스 조별예선에서 4조에 속해 1분33초961로 1위에 오르며 가볍게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준준결승 4조에서 1분30초006으로 산토스-그리즈월드(1분29초573)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준결승에 오른 김길리는 준결승 1조에서도 1분31초044로 산토스-그리즈월드(1분30초815)에 이어 2위에 자리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 레이스 초반 4∼5위에 자리하며 체력을 비축한 김길리는 결승선을 2바퀴 남겨둘 때까지도 후미에서 기회를 엿봤고 앞선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가 결승선을 한 바퀴 반 정도 남긴 상황에서 산토스-그리즈월드가 넘어지며 레이스에서 이탈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김길리는 산토스-그리즈월드의 이탈로 레이스가 어수선해진 사이 곡선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인코스를 파고들며 단숨에 1위 자리를 꿰찼고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슐팅의 추월을 뿌리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길리는 이어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는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했다.
김길리는 서휘민(고려대), 이소연(스포츠토토), 심석희(서울시청)와 팀을 이룬 결승전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2위를 달리다가 추월을 시도한 산토스-그리즈월드와 충돌해 넘어졌다.
심판진은 미국에 페널티를 주지 않았고, 한국은 가장 늦게 결승선을 끊어서 4위로 레이스를 끝마쳤다.
이밖에 남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는 박지원(서울시청)이 1분25초130의 기록으로 장성우(고려대·1분25초317)와 아딜 갈리아크메토프(카자흐스탄·1분25초419)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원은 랭킹 총점 931점으로 2위 스티븐 뒤부아(캐나다·822점)와 격차를 109점 차로 벌리며 지난 시즌 종합우승에 이어 2연패를 눈 앞에 뒀다.
전날 1000m 1차 레이스에서도 우승한 박지원은 이어 열린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장성우, 김건우(스포츠토토), 김태성(단국대)과 팀을 이뤄 한국이 6분45초889의 기록으로 일본(6분46초174)과 헝가리(6분48초230)를 제치고 우승하는 데 기여하며 대회 3관왕에 등극했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