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증가 폭 반토막…한풀 꺾인 가계대출 증가세

2024.03.05 15:07:39 5면

5대 은행 주담대, 지난달 2.8조원 증가
금리 상승·대출 갈아타기 등 영향 미쳐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당분간 지속 전망"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지만, 증가 폭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지는데, 은행들의 금리 인상과 인터넷은행 '대출 환승'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 7922억 원으로 전월 대비 4779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 1월(2조 9048억 원)의 16% 수준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다.


주담대 또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증가 폭은 크게 줄었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36조 4995억 원으로 전월 대비 2조 1744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은 지난 1월(4조 4329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상승률은 0.4%로 지난해 주담대가 매월 1%씩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는 확연히 둔화됐다.


이처럼 주담대와 가계대출 증가 폭이 꺾인 것은 최근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갈아타기 수요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인터넷은행들로 쏠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금융권에서도 적정수준의 가계부채 규모를 스스로 고민해 경영 방침에 반영하라"며 "단기 이익을 위한 불필요한 외형경쟁을 지양할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상향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 금리는 연 3.26~5.46%로 같은 달 15일(3.21~5.33%)과 비교하면 하단과 상단이 각각 0.05%포인트(p), 0.13%포인트(p)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주담대 갈아타기 여파로 대출금리가 낮아졌던 건 사실"이라며 "당국의 주문사항에 더해 은행 스스로도 가계대출을 억제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적정 선을 지키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주담대 수요도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80%까지 낮추는 것이 정부 목표이기 때문에 은행이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릴 유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2024 KB 부동산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높은 금리, 주택 시장 불확실성 지속, 가계 부채 관리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정부가 목표한 수준까지 내려간다면 주택시장 회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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