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가치, OECD 5번째 저평가…한은 "강달러 일시적"

2024.04.18 12:10:43 5면

2월 말 기준 96.7...엔화약세 등 외부 요인 복합작용

 

원화의 실질 가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서도 4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지난 2월 말 기준 96.7(2020년=100)을 기록했다. BIS 통계에 포함된 OECD 가입 37개국 중 한국은 일본(70.3), 튀르키예(90.2), 노르웨이(95.3), 이스라엘(95.6) 등에 이어 5번째로 수치가 낮았다. G20 중에서도 일본과 튀르키예, 중국(93.4)에 이어 4번째로 낮았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간주한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68.1,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78.7까지 낮아진 적 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 100선을 웃돌다가 이후 90 중반대를 맴돌았다.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섰던 2022년 10월엔 일시적으로 90.7까지 떨어졌다.

 

미국 경기 호조 등으로 강달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도 원화 가치 하락의 주된 원인이다.

 

미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월 말 기준 108.1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은 2022년 4월부터 8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중국도 2022년 10월부터 100선을 밑돌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엔화 절하가 굉장히 크고, 중국 위안화 역시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며 "주변국 통화에 프록시(Proxy·대리) 되다 보니 원화가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된 면도 있지 않나 의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7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달러화 강세뿐 아니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엔화와 위안화 약세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최근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너무 강세를 보여서 원화가 글로벌 흐름에 과민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계속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mo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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