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의 근원부터 현재까지 모든 역사를 한 눈에... 전시 ‘땅의 기록, 흙의 기억’

2024.06.06 11:30:26

청동기시대부터 현대까지 땅과 흑에 대한 기록, 사진, 영상, 시 등 유물 142점 공개
조선시대 단원 김홍도의 ‘산수인물도’ 최초 공개
8월 25일까지 수원 국립농업박물관

 

신석기시대 이후 농경은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 됐고 근현대를 걸쳐 오늘날 스마트팜에 이르기까지 경제의 기본이 됐다. 농경이 시작된 데에는 우리의 땅이 있었고, 흙이 있었다.

 

수원 국립농업박물관에서 흙의 기원을 살피는 전시 ‘땅의 기록, 흙의 기억’이 열리고 있다. 청동기시대부터 시작된 농경생활을 바탕으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근현대의 땅에 관한 문자 기록, 유물, 영상, 사진, 시 등 142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특히 단원 김홍도가 중국 시인 왕유의 시를 그림으로 옮긴 ‘산수인물도’가 최초로 공개된다.

 

전시는 흙과 땅의 역사를 보여주는 ‘제1부 흙에서 농경지로’, ‘제2부 땅과 사람’, ‘제3부 땅, 먹거리, 재화’, ‘제4부 다시, 흙으로’ 4부로 구성된다.

 

 

‘제1부 흙에서 농경지로’에서는 청동기 시대 농경지를 재현해낸 공간부터 농사 짓기 좋은 땅을 끊임없이 모색했던 선조들의 모습을 살펴본다. 백제시대 대사촌 마을의 농경지 형태와 생산량 등이 적힌 ‘백제 촌락문서 목간’, 새로운 한자인 논 답(畓)을 만들어 사용했던 ‘진흥왕 척경비 탁본’, 농부들이 논이나 밭에서 일을 하며 불렀던 지역별 ‘농요(農謠)’가 전시된다.

 

‘제2부 땅과 사람’은 라이브러리 공간이다. 땅에 관한 기록들을 찾아볼 수 있는 검색 페이지, 땅에 관한 시, 뉴스, 사진, 영상 등이 전시된다. 특히 농지를 조성하고 지력 향상을 위해 펼친 토지개량사업에 관한 뉴스, 농경지와 흙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등이 자세히 소개된다.

 

 

‘제3부 땅, 먹거리, 재화’는 근대에 땅이 국가 경제의 기반으로 활용된 과정과 농경지의 소유와 분배에 관한 역사를 전한다. 대한제국기 근대적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토지소유권을 증명한 문서인 ‘관계(官契)’, 다산 정약용의 토지제도 개선안이 담긴 ‘여유당전서’, 토지의 소유권을 최초로 농민에게 부여한 ‘제헌헌법’ 등을 볼 수 있다.

 

‘제4부 다시, 흙으로’에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현대의 노력들을 살펴본다. 농경지 관리 지침을 널리 알리기 위한 표어, 1980~90년대 높아진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유기농, 환경농업에 관련된 간행물, 국제연합에서 선포한 농민과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선언(U농민권리선언)등이 전시된다.

 

 

특히 전시장 입구를 연결하는 통로에는 조선시대 농경지를 측정하던 방법을 적은 전형도(田形圖)의 밭 모양을 그려 넣어 농경지의 모습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제2부 라이브러리의 벽면은 전국 박물관 최초로 땅의 흙과 짚을 섞어 만들어 전시 주제인 ‘흙’을 친환경적으로 구현했다.

 

 

3일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명선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2013년 제정된 세계 토양의 날 10주년을 기념하기도 했고, 농경지 자체에 주목하는 전시를 하고 싶었다”며 “농경지와 흙을 다룬 전시는 이번이 처음인데 이 농경지가 결국엔 사람의 삶과 밀접해 있다는 점과 이 땅을 기억하고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이번에 최초 공개하는 단원 김홍도의 ‘산수인물도’는 저희가 소장하고 있는 유물이고, 저희가 논이랑 관련된 유물들을 구입하며 함께 구입한 작품”이라며 “수장고에 잘 보관이 돼 있다가 이번에 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수장고에서 처음 꺼내 대중에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농경이 시작된 땅과 흙, 역사와 유물들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8월 25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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