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수원초등학교, 영통2재건축조합 압박에 '몸살'

2024.07.07 17:23:51 7면

수원교육지역청 소극적 대응 속, 갈등 심화

 

동수원초등학교가 최근 재건축 조합의 압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합 측이 학교 철거를 통해 공사기간을 앞당기고자 학부모들에게 학교 분산배치를 강요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어서다.

 

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수원교육지역청과 영통2구역 재건축조합은 '동수원초 신설이전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르면 신축 학교 완공 시 기존 학교를 폐쇄해야 한다. 

 

하지만 합의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조합원들은 지난 4월 학교와 아파트 철거가 동시에 시작될 줄 알고 동수원초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전학을 요구하고 있다.

 

동수원초와 주공아파트가 함께 철거되면 해당 부지에 기존 공사기간보다 빨리 신축 아파트를 지을 수 있어 조합원들의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조합원들은 학부모들에게 '아파트 철거가 시작되면 석면이 나와 학생들이 위험하다', '이미 학교 측이 분산배치를 허용해줬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트리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학부모는 "어느 부모가 아파트 짓는다고 학교에 멀쩡히 잘 다니던 아이를 전학 보내겠냐"며 "처음에 재건축할 때는 학교를 다 짓고 나서 학생들을 보내면 된다고 했는데 이제와 석면이니 분진이니 하는 위험을 들먹이며 나가라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조합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주공아파트 철거공사 설명회를 연다고 한 뒤 실제 설명회에서는 '분산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재생하는 등 공지와 다른 내용을 안내하기도 했다.

 

또 한 조합원은 사전 약속 없이 교장실을 찾아와 '학교가 전학을 막아 공사기간이 늦어져 손실이 크다'며 공격적인 언행도 서슴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원교육지원청이 이러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조합원들로부터 전학 요구 민원이 들어올 경우, 응대만을 위해 학교 측에 의견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동수원초 관계자는 "학부모들 90% 이상이 전학을 원하지 않고 있지만 조합 측의 압박, 교육지원청의 소극적 대응 등으로 교육공동체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원교육지원청은 '조합이 학교에 넣는 압력'을 제재할 행정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에 의견서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민원이 오면 우리는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원들은 조합이 협약 내용을 안내하지 않아 발생한 손실이 크다고 주장한다. 한 조합원은 "지난해 조합이 '학교를 다 지으면 학생들을 옮긴다'는 수원교육지원청과의 협약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지 않아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안내받은 학교 철거 시기는 지난 4월이었고 2026년 말 준공한다고 했는데 이제 와 2029년 말에 준공된다고 하니 공사기간 3년이 늦춰져 손실이 막대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상조 영통2구역 재건축조합장은 "협약을 맺은 것은 맞지만 공사가 시작되면 학생들이 위험할 수 있으니 전학을 시켜야 한다"며 "사업 초창기에는 빨리 진행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협약을 맺었는데 이제는 학생 수가 줄어 전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협약내용을 알렸다. 해당 내용은 어차피 다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이보현 기자 lbh7264@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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