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의 달리는 열차 위에서] 국회는 응답하라!

2024.07.11 06:00:00 13면

 

신의 손이 아니면 불가능한 경쟁영역이 있단다. 대기자만 20만 명이 몰리는 치열한 경쟁, 성공만 하면 최고의 며느리로 평판이 바뀐다는 미션임파서블. 바로 임영웅콘서트 티켓을 예매해서 시부모님께 선물하는 미션이란다. 과거엔 예매창구에서 날밤을 새는 풍경이 해외토픽에나 나오는 얘기인줄만 알았는데 요즈음 대민국에서한 유명가수 콘서트는 예전의 ‘줄서기’나 ‘광클릭’만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란다. 예매를 위한 매크로프로그램을 구입해서 돌려야 겨우 가능하다는데.. 이런 스타를 둘러싼 대중의 열광보다 더 힘든 바늘구멍 뚫기가 있었다. 표 숫자가 제한된 것도 아닌데 수만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다보니 몇시간씩 대기를 해도 접속할 수 없는가 하면 수차례 시도하다 아예 포기한 사람도 부지기수란다. ‘윤석열대통령 탄핵 국회청원’ 이야기다. 최근에 이런 접속장애는 벗어났다지만 벌써 136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7월20일까지 받는다니 과연 얼마나 더 청원에 참여할지 자뭇 궁금하다.

 

범국민적 관심(?)에 힘입은 탓일까? 9일 대통령은 국민들의 탄핵요구 쯤은 안중에도 없이 국회가 의결한 ‘채해병 특검법’에 15번째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것도 휴양지인 하와이에서 전자결재로 너무나 가볍게.. 조자룡 헌칼 쓰듯이 휘두르는 거부권행사로 국회의 권능은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때문에 윤석열대통령 재임기간 26개월동안 공화국을 지탱하는 체제로서 삼권분립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이종섭 전국방부장관, 신범철 전국방부차관, 임성근 전사단장 등 3인은 아예 증인선서조차 거부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공직자가 국민앞에 대놓고 “나는 불리하면 거짓말 할 거야.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것과 같다. 상상도 못한 행패를 지켜보는 참담함과 부끄러움은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들의 몫이었다. 이 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 우리가 이런 무도한 시대에 살고 있다니.. 대한민국 최고의 수출품은 배나 반도체가 아니라 촛불로 일으켜 세운 광장의 민주주의라고 자부했는데, 피땀흘려 이룩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똥별들에 조롱받는 걸레쪼가리로 전락하다니.. 우리가 이럴려고 그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가”하는 자괴감이라니..

 

자괴감이 어디 그뿐이랴? 집권여당의 당대표를 뽑는 경선에 화두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니다. 여사님이 보낸 문자를 씹었느냐를 두고 이전투구, 말그대로 ‘진흙밭에서 개싸움’을 벌인다. 개싸움을 확실하게 말리려면 불붙은 종이를 들이대야 한다는데.. 맙소사. 불이 아니라 폭탄이 터졌다. 지금까지 대통령이 왜 그렇게 임성근사단장을 비호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는데 여사님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동정범으로 알려진 이종호씨의 녹취가 보도되면서 비로소 의문점이 풀렸다. 여사님과 특수관계에 있는 이종호씨가 임성근사단장의 사퇴를 막고 문제를 쥐락펴락 해온 것이 드러났다. 결국 이 사태는 권력서열 1위로 알려진 여사님의 작품이란 말이다. 그렇다면 최순실을 능가하는 국정농단이 아닌가? 국민 대다수가 2년만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나라를 보면서 절망하는 현실에 대통령은 국민심리치료를 추진하겠다니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모를 지경이다. 사람 고쳐서 못쓴다고 했다. 수렁에 빠진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는 길은 단 하나다. 136만 명을 넘어 더 불어날 국민들의 청원에 국회가 사명을 가지고 성실하게 따르는 것, 그 길 뿐이다. 국회는 응답하라!!

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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