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다리가 이어져 있고 울창한 나무는 아파트 높이를 뛰어 넘는다. 푸른 물이 샘솟는 분수는 뛰어 노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그 옆엔 테크노벨리가 들어서고 첨단산업이 발달한 현재의 성남이 있다. 성남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이 성남 시민들의 손에서 다시 탄생했다.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성남의 모습을 조명한 전시 ‘도시를 다시 상상하다’가 열리고 있다. 성남문화재단과 영국 왕립예술대학의 첫 공동프로젝트로 성남의 어린이, 대학생, 대학원생, 시니어, 지역예술인 등 98명이 참여해 도시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전시다. ‘성남’을 주제로 골판지와 테이프를 이용해 도시를 만들었다.
성남문화재단과 영국 왕립예술대학은 지난해 8월 상호 간 예술 분야 협력 및 교류 프로그램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그 프로젝트 결과물을 전시했다. 영국 왕립예술대학 게리 클라우(Gary Clough) 학과장과 손경화 교수가 성남에 대한 역사 문화를 바탕으로 성남시민을 위한 커리큘럼을 연구·개발하고 지난 1일부터 5일간 워크숍을 진행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년 시승격 50주년을 맞은 성남시의 역사가 문헌자료로 전시된다. 교수진과 시민들이 워크숍을 통해 논의한 성남의 모습이다. 논과 밭이 주가 됐던 과거의 모습, 아파트가 들어섰던 최근, 첨단 기업들이 들어선 현재까지 자료들이 빼곡하다. 다양한 연령대의 참여자들이 작품을 만들었던 과정을 찍은 사진도 함께 전시된다.
크게 세 섹션으로 나뉘는 공간엔 골판지로 만든 도시가 자리한다. ‘성남’의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 도시, 맥도날드와 같은 큰 간판, 숲과 산, 아파트들이 재현돼 있다. ‘성남’의 미래를 상상하며 만든 도시들은 익숙하지만 기발한 모습이다. 참여자들은 도시를 만들며 느낀 점들을 글로 썼는데, 도시 형성 과정 모습을 보여준다.
영국 왕립예술학교의 교육 목표인 호기심, 포용, 협업, 진실을 바탕으로 워크숍이 진행됐으며 참여자들은 토론과 협력을 통해 도시를 만들었다. 왕립예술학교 교수들의 작품도 ARTIST ZONE에 전시돼 있으며 관람객들도 골판지와 색연필을 이용해 도시를 만들어보는 연계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8일 진행한 전시 개막식에서 신상진 성남시장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영국 왕립예술대학과 성남시의 예술 분야 첫 번째 공동프로젝트가 교수진들의 노고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며 “예술을 통해 성남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함께 미래를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국 왕립예술학교 톰 사우든(Tom Sowden) 학술개발처 부학장은 “이번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를 다시 상상하다’ 워크숍에 참여한 성남시민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워크숍이 어떻게 지연민들의 문화적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성남문화재단이 성남 지역의 중요한 문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험을 통해 도시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이번 전시는 8월 4일까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