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의 독립예술공간 ‘아트 포 랩’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의 후원과 자체 기획 공모 ‘2024 공간공유 프로젝트 사각지대’를 통해 선정된 팀의 기획전시 ‘RE: Materials’를 8월 4일까지 아트 포 랩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는 ‘미래를 오늘로 살아내는 방법’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미래의 가치들을 오늘로 끌어와 작가들의 예술적 방법론을 미술계와 지역사회에 공유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공모의 결과물인 기획 전시 ‘RE: Materials’는 아티스트 콜렉티브 ‘그린레시피랩’의 주요 멤버인 송윤지 기획자와 김한비, 김현희, 정원, 한이경 작가가 함께 참여해 일상에서 버려지는 부산물을 다시 미술 작업으로 끌어오며 미술 생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다.
예술작품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재료’를 가지고 ‘그린레시피랩’의 네 명의 작가가 자신의 의도를 풀어놓는다.
김한비(b.1996)는 태양열 패널과 모터를 사용해 공학적 숙주와 기생 식물을 재현한다. ‘새삼: 나를 산책시켜라!’라는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식물을 광합성 시키는 작품인데, 한시적 돌봄을 통해 보호체와 피보호체, 숙주와 기생 식물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김현희(b.1991)는 비닐을 콜라주해 새로운 직물을 만든다. ‘보’(2024)는 버려진 비닐봉지들을 수집해 해체-결합을 반복하며 조각보처럼 이어 붙인 현대판 '보자기'다. 원재료가 원래 ‘보자기’의 기능처럼 무언가를 감싸는 재료로서 기능하는 역할을 조명한다.
정원(b.1994)은 바다의 해초인 우뭇가사리를 재료 삼아 해양 쓰레기를 포함한 바이오 페이퍼를 만든다. ‘섬의 조각’(2021) 작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식되고 사라지는 천연 재료를 이용해 ‘작품의 생애주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한이경(b.1997)은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를 거푸집으로 활용해 비누를 만든다. 플라스틱 용기를 비누로 치환해 그 쓰임의 시간을 지연시키면서도 결국 사용 후 형체를 잃고 녹아 없어지도록 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대체에너지, 비닐, 해양쓰레기나 부산물, 플라스틱 용기 다양한 물질들은 인간에 의해 병들어가는 자연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하며 예술가들 작업의 초석이 되는 재료가 돼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모색해보는 계기가 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