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동훈號 출범, 민생과 국민 우선 정치를 기대한다

2024.07.26 06:00:00 13면

정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성공한 당대표가 될 수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입문 7개월 만에 집권여당의 수장이 됐다. 진작부터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는 예측 가능했다. 하지만 과정은 예상을 한참 벗어나 치열하고 험난했다. 한동훈 후보는 김건희 여사와 주고 받은 문자 논란이 벌어져 용산 대통령실과 첨예한 갈등 속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했다. ‘김여사 문자공방’은 친윤계가 총선패배의 책임을 한 대표에게 돌리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집권당 대표 후보가 대통령실과 맞서는 형국이 연출된 것은 예상 밖이었다. 또한 보수 정치권의 핵심에서 수 십년 정치를 해온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결선투표를 무산시킨 것도 여당 내부의 예상을 한참 벗어났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보수 유권자들은 왜 한동훈 대표를 선택했까? 현직 대통령의 메신저를 자처하는 친윤계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총선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지 103일 밖에 안 된 한동훈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을까? 한동훈 대표가 성공한 당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지지자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정치인 한동훈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지난 대선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정치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야 극한의 대결정치가 지속되고 있고, 이는 곧 민생으로 직결돼 국민 삶이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파산 신청을 한 기업이 지난해에 이어 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법인파산 접수가 987건으로 지난해보다 36.3%나 증가한 것이다. 경기침체의 직격탄이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부채 비율은 114.3%로 2018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1분기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3%로 전년 -1.3%보다 크게 개선됐으나, 중소기업은 전년 -1.5%에서 –6.9%로 악화됐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줄파산이 잇따르고 있는데 정치가 실종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훈號의 성공 여부는 정치 본연의 길로 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느냐에 있다. 정치의 존재이유는 ‘國利民福’에 있다. 한 대표가 이를 유념하고 ‘민생우선 정치’를 복원시킨다면 국민의힘을 살리고 큰 꿈을 향해 순항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의 방식은 대화와 타협, 경쟁이어야 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이 보여준 ‘막장정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보여주고 있는 ‘끝장정치’로는 점점 가속화하고 있는 민생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한동훈 대표를 기다리는 첫 시험대는 ‘채상병 특검법’이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제 3자에게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야당 반대와 당 내 반발도 있지만 국민이 호응하고 있기 때문에 한 대표가 대화와 타협을 주도한다면 충분히 합의 가능한 일이다. 

 

24일 현충원 참배시 방명록에 “더 경청하고, 더 설명하고, 더 설득해서 국민 마음을 얻고 함께 미래로 가겠다”고 쓴 것처럼 한동훈 대표가 정치 복원과 이를 통한 민생 회복에 몰두해서 성공한 집권당 대표로 기록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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