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여름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고대하던 가을의 길목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클래식&크로스오버 공연 ‘가을마중’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가을밤을 수놓을 클래식과 트로트의 이색적인 만남 그리고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를 더 한 볼거리 풍성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관객의 흥을 북돋을 트로트 교향시의 초연과 국내 최고 뮤지컬 배우들의 감미롭고 폭발적인 무대까지 과연 어떤 다채로운 곡들이 연주될지 정리했다.
■서곡, 트로트 교향시 ‘흥(興)’
이번 공연에 처음 공개되는 트로트 교향시 ‘흥(興)’은 작곡가 신하용이 쓴 곡으로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삽입곡과 트로트 가수 김연자의 히트곡 ‘아모르파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특히 ‘너의 삶을 사랑하라!’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파티'의 서사적 메시지에 ‘홍시’, ‘무조건’, ‘찐이야’ 같은 유명 트로트 선율을 주제로 작곡해 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금까지 한국인의 대표 정서인 '한(恨)'을 ‘흥(興)’으로 전환해 오프닝부터 이번 공연의 신선한 매력을 발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1부, 안토닌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코리안퍼시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안토닌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는 체코 출신의 작곡가 드보르작이 1893년 미국 국립음악원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작곡된 곡이다. 미국의 자연과 문화에 영감을 받아 작곡됐으며 미국 서부의 넓은 대지와 미국 원주민들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
1악장과 4악장의 웅장함과 힘찬 선율, 2악장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서정적 선율, 3악장의 흥겨운 리듬과 민요적 표현이 특징이다. 아름다운 선율과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은 가을을 표현하기에 알맞으며 다채로운 악기의 주법들이 듣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2부, 유명 뮤지컬 넘버 갈라 콘서트
◇코리아주니어쇼콰이어- why we sing, revolting children(뮤지컬 마틸다), this is me(뮤지컬 위대한쇼맨)
Greg Glipin의 why we sing은 희망과, 평화, 믿음, 사랑을 노래하는 곡이다. ‘우리가 노래하는 이유’는 영혼을 달래고 마음을 고치며, 기쁨을 나누고 친구를 찾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뮤지컬 ‘마틸다’의 넘버 ‘revolting children’은 자신들을 괴롭히던 교장 트런치불을 몰아내고 어느 누구도 우리를 함부로 할 수 없다며 부르는 노래다. 악동들의 발랄함이 돋보이는 곡이다.
뮤지컬 ‘위대한 쇼맨’의 넘버 ‘this is me’는 주인공 바넘이 난쟁이, 털보 여자, 거인들을 모아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들면서 사회의 차별과 편견에 맞서 부르는 노래다. 희망차고 당당한 멜로디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장소연-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
소프라노 장소연이 부를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은 뮤지컬 ‘My Fair Lady’ 속 넘버다. 알란 제이 러너(Alan Jay Lerner)가 작사, 프레데릭 로우(Frederick Loewe)가 작곡했다. 헤리 히긴스 교수와 피커링 대령의 내기로 하층 계급 여인이 교육을 통해 우아한 상류층 부인이 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설렘을 표현한 곡이다.
◇오창균- Il Mondo
테너 오창균의 ‘Il Mondo’는 이탈리아 배우이자 작곡가 지미 폰타나(Jimmy Fontana)가 만든 곡으로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 OST로도 쓰였다. 로맨틱한 분위기로, 삶의 순환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철학이 담겨 있다. 밝고 경쾌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장소연·오창균 듀엣- Tonight
‘Tonight’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테마곡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레엣’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내용처럼, 연인 토니와 마리아의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는 곡이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멜로디가 아름답다.
◇홍지민– 국민여러분, 여러분, 댄싱퀸
뮤지컬 배우 홍지민의 ‘국민여러분’은 가수, 배우, 엄마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사는 홍지민이 꿈꾸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좌절을 겪던 시기에 스스로를 위로하며 힘을 내기 위해 만든 곡이다. 너와 나,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여기에 가수 윤복희의 ‘여러분’은 가수이자 작곡가 윤항기가 두 번의 이혼과 굴곡진 삶을 산 동생 윤복희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윤복희의 신앙고백의 의미도 포함된 곡으로, 위로가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힘을 주는 노래다.
아바(ABBA)의 ‘댄싱퀸’(Dancing Queen)은 아바의 대표곡으로, 뮤지컬 ‘맘마미아!’에도 수록됐다. 세계적으로 대중음악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에서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나는 댄스음악으로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곡이다.
◇홍지민·장소연·오창균 트리오- 아름다운 강산
‘아름다운 강산’은 1972년 발표된 신중현의 곡이다. 아름다운 우리강산을 노래하며, 사랑하는 너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이선희를 비롯한 많은 가수들이 재해석했다.
◇정선아- Memory, All that M: Never enough
‘Memory’는 뮤지컬 ‘캣츠’(Cats)의 OST로, 이제는 늙고 초라해져 아무도 말 걸어주지 않고 얘기를 들어줄 이 하나 없는 그리자벨라가 찬란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곡이다. ‘Never enough’는 뮤지컬 ‘위대한 쇼맨’의 삽입곡으로, 제니 린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바쳐 부르는 슬픈 사랑노래다.
◇손준호- You will never walk alone, 대성당들의 시대
‘You will never walk alone’은 뮤지컬 ‘카루셀(회전목마)’에 나온 곡이며, 네티 파울러가 주인공 빌리 비글로우가 죽자 그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인 줄리를 위해 부르는 곡으로 희망과 격려를 주는 곡이다.
‘대성당들의 시대’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넘버로 주인공 그랭구아르가 1482년의 파리로 관객들을 초대하며 극의 서막을 여는 넘버다. 가톨릭 중심의 시대를 그리는 한편, 결국에는 새로운 천년과 함께 종교의 시대도 무너질 것을 암시한다.
◇정선아·손준호 듀엣- Time to say goodbye
‘Time to say goodbye’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테너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의 노래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고 걱정과 염려를 모두 버리고 머나먼 곳으로 함께 떠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벅차오르는 멜로디와 작별을 고하는 가사로 고별곡으로도 유명하다.
◇전 출연진- 붉은노을
전 출연진이 무대에 나와 대미를 장식할 곡은 대한민국 노래방 애창곡 중 하나인 ‘붉은 노을’이다. 1988년 이문세 5집 수록곡으로 故이영훈이 작사·작곡했다. 경쾌한 팝 발라드 곡이지만 뭐니뭐니 해도 후렴구 가사인 '난 너를 사랑해' 부분에서 터져나오는 떼창은 이 곡이 국민가요로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그 어느 해 보다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맞은 반가운 가을. 더위에 소진됐던 감성을 채우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연 한편 관람하며 시원한 가을을 마중 나가보자.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