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에서 전용면적 85㎡, 이른바 '국민평형'의 분양가가 12억 원대를 달성하고,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9억 원에 육박하는 곳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고 건설 원자재의 가격이 오르며 분양가가 거침없이 오르는 모습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구성역(당시 용인역) 플랫폼시티'는 전용면적 85㎡가 12억~12억 2000만 원대 분양했다. 고급화 전략을 내세운 해당 아파트는 분양가가 다소 높았음에도 비교적 준수한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해 하반기에는 광명시에서 국평 12억 원 분양가 아파트가 등장했다. 광명4구역을 재개발해 지어지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로 기준층 최고가 분양가가 12억 7200만 원에 나왔다.
지난해 8월 분양 당시 경기지역 재개발 아파트의 전용면적 85㎡의 분양가가 12억 원이라는 사실로 관심을 끌었고, 1순위에 두 자릿수 청약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조합원 입주권 매물은 11억 원 중반에서 13억 원까지 분포하고 있다.
이밖에도 과천지역은 전용 59㎡가 10억 원을 넘어섰고 안양, 성남 일대 신규 분양 역시 이전보다 분양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경기도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11월(2130만 원)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반만 해도 1700만 원대였던 분양가가 불과 몇 개월 만에 20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공사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금리까지 더해져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30.1로, 6개월 연속 1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수는 지난 2월 154.81(잠정)까지 오르며 통계가 집계된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공사비 변동 확인을 위해 고안된 지표로 대한건설협회 노임 자료, 한국은행 생산자물가지수를 기반으로 산출된다.
공동주택 분양가 산정에 활용되는 '기본형 건축비' 역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1㎡당 203만 8000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만 원을 넘긴 기본형 건축비는 이달 들어 210만 6000원으로 3.3% 올랐다. 2021년 9월(3.4%)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으며, 지난해 9월(197만 6000원)과 비교하면 1년 새 6.6% 상승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알려진 분양가들은 평균 가격이기 때문에 입지나 아파트 수준에 따라 더 높은 곳들도 많다"며 "시장 침체 이전에는 입지가 좋은 아파트들은 이들 분양가 이상에 매매가 되기도 했고, 실제 광명, 성남 등에서 전용 85㎡의 새 아파트는 13억 원대로 거래가 되기도 해 분양가가 과하다고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