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집] "이공계 진로 꿈꾸는 학생들의 '연구 역량' 키우다"…시흥매화고 과학중점학교

2024.09.30 06:00:29 6면

과학중점고등학교로 이공계 분야 인재 양성
학생들의 연구 역량 강화 위한 교육과정 운영
"꿈을 위해 연구하고 협동하는 보람찬 과정들"
"학생 성장할 수 있는 과학교육은 '열정' 자체"

 

경기도 학생들은 일반고에서도 이공계 분야의 교육을 경험할 수 있다. 바로 경기도교육청의 '경기도형 과학중점학교' 사업 덕분이다. 도교육청은 경기도만의 특색 있는 과학중점학교로 미래형 과학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신문은 경기도형 과학중점학교가 학생들에게 맞춤형 전문교육을 제공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2009년 개교한 시흥매화고등학교는 개교 이후 2010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약 15년간 과학중점학교를 운영하며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시흥매화고 설립 전 시흥시는 과학고등학교나 영재고등학교가 없어 이공계 분야로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이 연구 중심의 심화 과학 수업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시흥매화교가 설립되고 과학중점학교로 운영되며 시흥지역에서 이공계 분야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도 미래인재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특히 시흥매화고는 기후 위기로부터 비롯되는 환경 문제 등 미래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연구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첨단 실험 장비와 과학기술을 활용해 보며 자신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학생들의 연구 역량 강화 위한 교육과정 운영

 

시흥매화고는 학생들이 유능한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다양한 학습과 과학이론을 적용하는 실질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학생들이 교외 다양한 연구 대회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STEAM R&E 사업, 경기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경기도과학전람회에 매년 참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교외 과학대회에 참가한 시흥매화고 학생들은 매년 본선에 진출하거나 수상하는 등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대회 참가 학생들의 연구 역량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모습을 본 시흥매화고는 교육과정 내에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든 학년에 연구 중심 교육과정을 구성하기도 했다.

 

현재 1학년의 경우 과학 교양 과목과 과학탐구실험 과목을 묶어 2시간 블록 실험 수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과학탐구실험 과목만 1시간 진행하는 타 학교와 달리 실험 시간을 2배 보장하며 실험 준비와 뒷정리 시간을 제외하고도 충분한 실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2학년은 과학과제연구 과목과 과학융합 과목을 편제해 운영한다. 이공계 분야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이 연구 주제를 탐색하거나 실험 기획 과정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연구 과정에서 정량적인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클린벤치,  UV-Vis 분광 광도계, 흄 후드, 회전 증발 농축 장치, 속슬렛 추출 장치 등 다양한 실험 장비도 구비돼 있다. 

 

3학년의 경우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등 심화 과학 과목 교사들 협의 하에 연구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 주간에는 학생들이 1, 2학년 동안 해왔던 연구를 발전시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학생들이 키워온 연구 역량을 심화하고 확장하기 위해 연구 동아리를 중심으로 교외 연구 대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런 전체적인 성장 과정을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별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연구 중심 동아리를 운영하거나 과학교양, 과학융합 및 과학과제연구 등의 연구 관련 교과 수업 시간을 확보하고 방과후 각종 실험 수업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 "꿈을 위해 연구하고 협동하는 보람찬 과정들"

 

STEAM R&E 대회에 참가한 시흥매화고 김동혁 군(17)은 자신이 좋아하는 과학과 관련된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시흥매화고에 진학했다.

 

김 군은 "기대감을 가졌던 만큼 학교에서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외부 과학 대회에도 참여하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STEAM R&E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에 참가해 실험을 진행하고 여름방학에 중간보고서 발표 피드백을 받았다. 이후 최종결과를 위해 자료조사와 보고서 작성, 그리고 발표 준비까지 정말 바쁘게 활동했던 것 같다"며 대회 참가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 가서 동아리원들과 함께 활동한 내용을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했다"며 "STEAM R&E 활동을 하면서 실험이란 것은 정말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변수들이 생기면서 실험과정을 수정하고 다시 진행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학교에서 하는 활동들이 실제로 매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학교에서 분광광도법이라는 실험방법과 기기 사용법을 배워뒀기 때문에 대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를 진행하면서 경험과 지식도 발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모두가 꿈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함께 협동하는 과정이 가장 의미있었던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전기전자공학과 진학을 꿈꾸는 시흥매화고 안현수 군(18)은 경기도 과학 전람회 참가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학교 논술 시간에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화학 물질의 피해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이 주제를 탐구하면서 기술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사람과 환경에도 무해한 전자소자 연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과학 전람회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안 군은 기존의 전자파 차폐재를 보완하는 친환경 차폐제를 개발하기로 계획한 후 기존 전자파 차폐재는 무거운 금속으로 구성돼 있어 무게가 무겁고 경제적 부담이 크며 폐기 시 환경에 좋지 않다는 단점을 개선하고자 했다.

 

이에 "매년 우리나라에서 수 톤씩 버려지는 탄소기반의 다공성 구조의 커피 찌꺼기를 주재료로 선정하고 한천가루의 전자파 차폐재로서의 가능성을 연구한 논문을 참고해 한천가루도 재료로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커피 찌꺼기를 한천가루와 카본 밀드 파이버를 적절한 비율로 혼합해 전자파 차폐에가장 효과적인 친환경 전자파 차폐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군은 "주변에서 쉽게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와 같은 재료도 친환경 전자소자로 활용될 수 있듯이 같은 물질이라도 다르게 바라보는 시각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다음에는 그래핀 나노소자와 같은 재료들을 이용해 더욱 정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였다.

 

 

◇ "학생 성장할 수 있는 과학교육은 '열정' 자체"

 

시흥매화고 황원빈 교사는 고등학교 3학년 과학 연구 주간, 과학과제연구 수업, 연구 중심 동아리 지도, 방과후 과학 실험 및 실습 프로그램 등의 과학중점과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을 위한 과학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황 교사는 과학교육을 '열정' 그 자체라고 표현한다. 

 

그는 "어떤 교육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과학교육은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행정 업무와 학생 지도, 보완 등 다양한 책임이 필요하다"며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황 교사는 "학생들의 연구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스스로 실험을 계획하고 실행하도록 지도할 때 안전상의 문제로 교사가 항상 함께해야 한다"며 "실험 결과가 한 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과 후, 주말 등 개인 여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과학중점학교의 과학 교사들은 연구 지도 외에도 과학 나눔 행사, 현장체험학습, 이공계 진로 분야 학생 입시 지도 등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과학중점과정 담당자로서 과학 교사들에게 협조를 요청할 때 못내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며 "과학중점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교사들에게 확실한 보상이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생 지도는 힘들지만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뿌듯하고 보람차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생들의 성장을 보며 스스로도 교사로서 이전보다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효능감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박민정 기자 mft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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