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재건축 호재에도 집값 ‘뒷걸음질’ 왜?

2024.10.14 08:18:38 5면

1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집값 하락
매물 8543건… 전년比 24.1% ↑
매매값 서구 1.98%·동구 1.36%↓
노후된 베드타운에 주거여건 낙후
아파트 재건축 분담금 부담도 커

 

정부의 ‘노후계획도시 기본계획’ 발표 이후 수도권 1기 신도시들, 특히 일산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주민들의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참여 열기가 뜨겁고, 47개 단지 중 22개 단지가 공모에 나섰으며 주민 동의율은 84.3%에 이른다. 그러나 일산의 아파트 시장은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매물은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매물이 증가했다고 분석한다.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이 임박했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아 집주인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14일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고양시 일산서구의 아파트 매물은 4443건으로, 지난해 3542건에 비해 25.4% 증가했다. 일산동구도 같은 기간 3339건에서 4100건으로 22.7% 늘어났다. 두 자치구를 합산하면, 일산 전체 매물은 전년 대비 24.1% 증가해 경기도 평균 매물 증가율 20.6%를 웃돈다.


매물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단독주택 밀집 지역인 정발산동(55%)이며,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인 주엽동(37.2%)과 백석동(27.2%)에서도 큰 폭으로 매물이 늘어났다.

 

매물 급증과 함께 집값은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3.49% 상승한 반면, 고양시 일산서구와 일산동구는 각각 1.98%, 1.36% 하락했다. 1기 신도시 중에서 집값이 하락한 곳은 일산이 유일하다.


재건축 사업은 일반적으로 높은 분담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익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특히 일산은 서울의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해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아 분담금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산은 분당, 광교, 동탄 등과 비교해 일자리와 상업 시설이 부족해 자족 도시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주택 수요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라페스타와 원마운트 같은 복합쇼핑몰은 공실률이 높고, 기대를 모았던 ‘CJ라이브시티’ 사업마저 무산되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GH(경기주택도시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분당에서는 상업과 주거가 조화를 이루는 자족 도시라는 의견이 많았으나, 일산에서는 서울의 베드타운이라는 시각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산 부동산 시장은 다음 달 선도지구 윤곽이 드러난 이후, 일부 선도지구 단지만 살아남고 나머지 지역은 더 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산신도시의 선도지구 예정 물량은 최대 9000가구로, 주민 동의율 85%를 확보한 통합 재건축 단지 3곳이 모두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산 부동산 시장은 재건축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 속에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선도지구 지정 이후 더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일산의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omotaa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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