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북한의 무인기 주장, 진실은?

2024.10.16 06:00:00 13면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의 기고문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조만간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북한이 향후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키웠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적대 국가로 규정하고, 북한 헌법에서 영토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보이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이런 예상을 증명하려는 듯, 지난 11일 북한의 김여정은 북한 외무성의 중대 성명 발표에서 “한국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는 순간 끔찍한 참변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우리의 무인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중대 성명을 내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라고 주장했는데, 김여정의 위협은 바로 이런 주장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협박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북한이 자신의 방공망이 뚫렸음을 자인하면서까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북한의 이런 주장의 사실 여부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우리나라의 민간 단체가 무인기를 평양까지 날려 보냈고, 북한이 이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 북한은 오히려 쉬쉬하면서 조용히 넘기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신들의 방공망의 허점을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이 무인기 잔해를 들이대며 우리에게 따져야 하는데, 그런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 다른 가정은, 북한이 거짓 주장을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북한의 협박은 분명 의도가 있을 것이다. 지금 언론에서는, 북한의 이런 협박을 오물 풍선 살포 행위의 정당화와 연결 짓는데, 이런 식의 분석은 타당성을 얻기 힘들다. 북한이 오물 풍선을 우리 쪽에 날려 보낸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기 때문에, 새삼스레 명분을 찾을 이유도 없고, 자신들의 방공망이 허술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공표하면서까지 오물 풍선 도발을 정당화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이런 식의 주장과 협박은 분명 다른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의도를 추론하기 위해서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현재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고 일본에서는 정권 교체가 막 이루어졌다는 시기적 특징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레임덕에 빠진 바이든 행정부의 약점과, 일본의 정권 교체기의 어수선함을 북한이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즉, 북한은 이런 시기를 노려 강도 높은 도발을 하려고 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명분으로, 무인기 침투라는 날조된 주장과 협박을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강도 높은 도발의 일례로, 북한이 우리 영토 일부를 공격할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북한군 총참모부는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작전 예비 지시를 하달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와 반격 능력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군과 정부는 미국, 일본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다.

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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