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타지역과 마찬가지로 국제연합(UN)이 정한 고령사회 기준의 두 배를 넘길 정도로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다. 그런데도 공립요양시설이 거의 없다시피 해 도민들이 불편을 호소해 왔지만, 마땅한 대안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고령화 현상은 인구절벽 사태와 함께 우리가 잘 헤쳐 나가야 할 핵심 복지사업 대상이다. 공립·민간 가릴 것 없이 질 높은 노인 케어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경기도 노인들이 더욱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대폭 확충돼야 할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9월 26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모두 993만 8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19.2%에 달한다. 불과 0.8%만 더 늘어나면 대한민국은 영락없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경기지역 65세 인구 역시 전체의 15.9%를 넘기면서 고령사회가 한층 더 깊어졌다. 하지만, 도내에서 운영 중인 공립노인요양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노인요양시설 대부분이 민간 운영에 치중돼 있다. 서비스 질이나 안정성이 높은 공립노인요양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해마다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에서 운영되는 노인요양시설은 총 2천136곳이다. 이 중 공립노인요양시설은 단 10곳으로 고작 0.5%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 남부에 수원시, 성남시, 부천시, 광명시, 평택시, 안산시, 군포시, 의왕시, 양평군 등 9개 시군에 공립노인요양시설이 설립돼 있다. 경기 북부엔 단 한 곳(구리시)에서 공립노인요양시설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에서 노인 돌봄에 대한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도내에서 운영 중인 10곳 공립노인요양시설 모두 정원이 가득 차서 이미 오래전부터 추가적인 인원을 제때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돼 있다. 공립 시설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계속 늘다 보니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최대 5년까지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오는 실정이다.
노인들이 공립노인요양시설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부정 수급, 학대 피해 예방 등 안전성과 요양 서비스, 프로그램의 질 등이 민간시설보다 더 높을 것이란 믿음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관리 사각지대가 많을 수밖에 없는 민간시설에서 간간이 발생해 말썽이 되는 노인학대 논란 등에 따른 반작용으로 공공시설에 대한 갈망은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미 가속도가 붙은 노인 인구의 증가추세로 인해 우리나라는 조만간 급속한 돌봄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의료와 요양 등 돌봄 필요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부족한 사태가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심각하게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폭증하는 돌봄 수요에는 의료, 간호, 요양 등 건강 유지를 위한 기초적인 서비스부터 가사와 식사, 여가 서비스, 금융서비스 등 넓은 의미의 서비스까지 포함된다. 고령 친화적 주거는 삶의 기본 조건이자 돌봄 서비스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돼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즉각적이고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에는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고령자 돌봄 주택 공급을 촉진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등장하고 있다.
공립요양시설 태부족 현상과 빠른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노인 돌봄의 불균형을 개선하는 일은 두 가지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 부족한 공립요양시설을 확충해 질 높은 노인 돌봄 시스템을 갖추는 일과 민간시설의 수준 향상을 견인하는 일이다. 노인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경기도의 공립노인요양시설 운영실태는 개선돼야 한다. 아울러 급격한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선진적인 노인 돌봄 시스템 구축 마스터플랜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