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재명’ 김동연, 李 만나 대권레이스 속도조절

2024.11.21 20:00:00 1면

金, 민주당 제안으로 李 민생현장 방문 동행
“지역화폐 필요” 尹 재정정책 비판 한 목소리
당 경선 고려해 ‘대권 레이스’ 속도 조절 해석
道 예산안 확정·공직선거법 2심 후 가속화 전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민생 현장에서 만나 ‘정부가 내던진 민생경제’ 회복에 한 목소리를 냈다.

 

21일 김 지사는 이 대표와 함께 수원 못골·영동시장을 돌며 지역화폐 필요성에 뜻을 모았는데, ‘포스트 이재명’이라는 여론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김 지사가 이 대표와 만나 지역화폐 정책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일종의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저는 지역화폐를 통해 돈이 지역에서 한번은 돌고 다른 데로 가게 하자는 생각으로 추진해왔는데 현 정부는 지역화폐를 계속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예산편성이 0원”이라며 “온누리상품권예산은 자꾸 늘리는데 지역 제한도 없고 사용처가 동네골목에 제한되지 않아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도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담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경제가 기지개 편다고 얘기했고 몇 달 전에는 우리경제가 산다고 얘기했다. 달나라 대통령인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공감했다.

 

이어 “경기도는 민생살리기, 경제살리기 힘을 합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함께 목소리 내주고 잘못 가는 경제방향을 바로잡기 위해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도 관계자는 이날 이 대표와 김 지사의 만남을 두고 “대통령이 손 놓다시피한 민생경제를 경기도와 민주당이 챙기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전날 국회에서도 박정 예결위원장과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지원 전액 삭감 등 재정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공감하며 경기지역화폐 등 경기도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서서히 현실화되면서 ‘포스트 이재명’으로 김 지사가 급부상한 가운데 이날 행보는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속도 조절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항소심 법관 해석에 따라 판결이 달라질 수 있는 점, 당내 분위기가 아직은 이 대표에게 무게를 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플랜B’ 입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것이다.

 

다만 경기도 예산확보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보다 저돌적인 행보가 전망된다.

 

앞서 지난 18일 김 지사는 ‘대선주자 플랜B’ 관련 질문에 “지금은 그런 얘기를 논의하거나 검토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가 말하는 ‘때’는 최소한 경기도 예산확보가 확정된 이후로 관측된다. 김 지사는 이날까지 줄곧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를 비판하며 확장재정을 주장해왔다.

 

도는 내년도 100개 주요 사업에 4조여 원의 국비 확보를 추진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지원 없이는 확보가 어려운 만큼 다른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내년도 예산안 심의는 내달 12일로 공직선거법 위반, 업무상 배임, 위증교사 혐의 등에 대한 1심 재판 결과가 나왔을 시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지사가 차기 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선 이 대표의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경선 시 당원이 중요한데 이 대표의 말에 당원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의 본격적인 힘주기는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일 이후인 내년 2월 말경부터 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 봤다.

 

[ 경기신문 = 김한별·이유림 기자 ]

김한별·이유림 기자 leeyl789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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