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부터 입시 위주 교육을 벗어나고자 하는 학생까지 각각의 이유로 '대안교육'을 찾는 학생들이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대안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업중단 예방 집중지원학교와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대안교육기관을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경기신문은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도교육청의 대안교육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수원 이음학교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광교 더사랑교회에서 지난 2021년 이음법인을 설립한 후 2022년 개교한 학교다.
학년 당 한 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개교 당시에는 1~3학년 3개 학급으로 시작, 현재 1~5학년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오는 2025년 5학년 학생들의 진급으로 초등학교 6학년이 생기게 된다.
이음학교는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교육을 하는 곳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학기로 학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학기별 주제를 정해 창조, 타락, 구속, 회복 등 주제 중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일반 교과서 대신 온전한 책 한 권을 읽으며 수업에 참여한다.
이음학교는 학급 수가 많지 않아 학년별 통합수업도 활발히 이뤄진다. 때에 따라서는 1~3학년, 4~5학년 두 그룹으로 나눠 저학년과 고학년 각 발달 특성에 맞는 공동체 활동을 하기도 한다.
특히 도심 속 있는 학교 특성상 자연과 친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옥상 텃밭을 이용해 직접 흙을 만지고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인물, 사건 중심 수업으로 넓히는 시야
이음학교의 학생들은 역사 과목을 배울 때에도 교과 과정, 순서 내용만 집중해 배우는 것이 아닌 인물이나 사건에 관한 책으로 시야를 넓히는 과정을 겪는다.
학생들은 인물과 사건에 대한 세밀한 이야기를 배우며 나의 삶과 연결하는 활동을 주로 한다. 한 사람, 혹은 한 사건이 어떤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배우거나 인물의 어린 시절 삶을 보며 인물과 공감하고 교감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수업들은 학생들이 교과 내용을 더 깊이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특별한 시스템이 아닌 교과 과정 자체에 대한 흥미로 이어지기에 학생들의 학업 욕구, 집중력, 참여도도 높은 편이다.
◇ 교과 통합수업으로 살아 움직이는 수업
통합수업은 이음학교의 특색있는 수업 중 하나다. 이음학교는 교과 전체를 통합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어 교과의 경우 주제 중심 수업이 기본이 돼 주제와 연관된 도서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창조'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할 경우 창의성과 연계해 에디슨이라는 인물을 정해 에디슨과 관련된 책을 정한다.
책은 에디슨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 에디슨은 어린 시절 가까운 조선소에서 망치를 두드리는 것을 본다. 하지만 소리는 더 나중에 들려오는 것을 깨닫는다. 이때 소리의 성질을 알아보는 과학수업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후 학생들은 직접 밖으로 나가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직접 활동까지 해 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이음학교만의 통합수업이다.
또 학교가 위치한 광교, 수원 지역의 지리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수원이라는 이름의 유래부터 지리적 특성과 그 속에서 생기는 사회적 현상을 알아보기도 한다.
수원의 대표적 역사 유적지인 수원화성을 다루게 되면 자연스럽게 조선의 왕 정조에 대해서 배우게 되며 역사수업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이음학교 학생들은 통합수업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수업을 경험하며 참여와 배움의 깊이를 늘려간다. 수업 이후 다양한 사회 현상들을 일상 속에서 마주할 때마다 '우리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등 대화를 나누며 성숙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김민 이음학교 교감은 "왜 학교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던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스스로 꿈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며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을 보며 학생들이 성장하는 만큼 교사도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 "대안교육, 배움의 풍성함 키우는 교육"
이음학교 김민 교감은 2016년부터 대안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대안교육을 살아있는 교육이자 즐거움이 있는 배움이라고 표현한다. 대안학교에서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마음 자체를 키워가기 때문이다.
김 교감은 대안 등록기관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특히 "정식 학교가 아닌 대안 등록기관이라는 이름만 있어 아직 많은 권리들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안 등록기관에 대한 인식 개선, 권리 보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남짓한 시간 동안 공교육과는 조금 다른 방법과 시각으로 수업하며 공부가 느린 학생들도 '무엇을 왜 배우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생각하고 해나가는 경험으로 배움에 대한 즐거움과 호기심을 가지는 학생들을 봤다"며 "흔히 '공부하라'는 말이 필요없는 교육을 통해 자기주도학습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배움의 풍성함이 커지는 것을 보며 '이런 교육이 대안교육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