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정이사 선임 '또' 연기…국립대 전환·유수 기업 인수설 '주목'

2024.11.25 17:45:57

 

경기대학교 재단 정상화를 위한 정이사 선임이 또다시 연기됐다. 정이사 후보 선출 절차를 둘러싼 법적 분쟁, 후보 자격 논란, 교육부의 졸속 추진, 특정 대학 출신의 과도한 추천 등 각종 논란이 겹치면서 정상화 작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분위기다.


특히 수감 중인 손종국 전 총장의 장남 손원호 씨를 둘러싼 문제는 재단 이사의 도덕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손 씨는 부인 폭행, 자녀 유기, 학력 위조, 상간녀와의 불륜 등의 의혹에 휩싸여 있다. 여기에 손 씨의 지인으로 알려진 광운대 조선영 이사장이 개방형 이사로 추천된 점은 위법성 논란의 중심에 있다.

 

또한 4개 이사 추천 단체가 공교롭게도 각각 일리노이주립대 출신을 추천한 점은 윗선개입 개입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후보 추천 배경에는 손원호 씨와 특수 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배정하 교수노조 지회장은 "마치 잘 짜여진 듯, 추천 4주체 별로 1인씩 포함돼 있는데 특히, 조선영 개방형 이사 후보는 광운대 이사장으로 개방형 이사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인물로 현재 경기대 분규의 핵심에 있다"며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손 전 총장이 “아들 원호가 윗선과 연결됐다”며 정이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특정 인물들을 추천한 배경에 교육부와 임시이사의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배 지회장은 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상화가 잠정 중단되면서 분규만 촉발시킨 모든 책임은 졸속 정상화가 원인이라는 것이 경기대 구성원들의 생각이다.

 

경기대에 따르면 교육부가 정상화에 대한 구성원 의견을 청취한다고 경기대에 공문을 보내온 날짜는 지난 8월 1일이다.

 

경기대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이진영 대학혁신지원과장 등이 의견 청취하러 온 날은 13일인데 휴일을 빼고 불과, 7일 만에 그것도 방학 중이라 구성원 대표들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도 못한 채 이진영 대학경영혁신지원과장 앞에서 의견을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9월 23일 열린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에서 김경회 사학분쟁조정위원(전 교육부 국장 출신)이 임시위원장을 맡아서 경기대학교 학교법인 경기학원의 정상화를 결정했는데 8월 사분위에서는 10월에 상정하자고 의논된 것이 갑자기 앞당겨졌다"며 "이때는 사분위의 주요 위원들이 결원인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월 26일엔 경기대에 정이사 후보를 추천하라고 공문이 왔는데 구성원 추천 기한은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을 빼면 단 7일에 불과했다"며 "불과 7일 만에 구성원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일부 구성원 대표들의 졸속 추천으로 이사가 추천됐고, 이러한 졸속 진행의 결과로 현재의 경기대학교는 말 그대로 다시 분규대학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용하던 학교에서 갑자기 졸속으로 추진된 재단 정상화 때문에 구성원들이 편을 가르고 서로를 비난하고 있으며, 가처분 소송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대 구성원들은 졸속 정상화를 추진해 대학의 분규를 촉발한 책임자를 가려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기대 재단 정상화가 원점 재검토되면서 최근 국립대전환과 유수 기업 인수설이 궁극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대를 경기도립대학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은 20여 년 전부터 논의된 바 있다. 당시 김모 국회의원이 구체적인 추진 의사를 밝혔고, 임시이사 체제에서 재단 영입 공모도 실시됐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유수 기업의 인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화는 경기대 광교 캠퍼스 부지 개발을 제안하며 10억 원의 발전기금 기부 의향을 표명했다. 한화 외에도 H 재벌 등 기업들이 수도권 핵심 부지로 평가받는 경기대 부동산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성균관대가 삼성에 인수된 후 급성장한 사례처럼, 경기대가 기업에 인수되거나 국립대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경기대 구성원들은 재단 정상화 지연과 분규 장기화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립대 전환과 기업 인수라는 대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경기대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박민정 기자 mft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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