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 서 있는 사람에게 희망의 동아줄을 내려준다면, 그가 신(神)이겠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막막함, 그래서 생이 암전(暗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빛이요 희망의 손길을 건넨다면 그가 구세주다.
현실에 있기 어려운 이런 일이 용인특례시에서 벌어졌다. 기적은 어느 경전 말씀처럼 알려지지 않다가 뒤늦게 입소문을 타면서 환희와 감동을 더하고 있다.
주인공들은 기흥구청 공직자들이다.
지난 11월 19일 용인특례시 기흥구에 마북동 어느 험한 곳에 흡사 히말라야를 올라가려는 등반인처럼 험하고 가냘프고 초라한 천막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구청 직원들은 당연히 현장을 찾았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A씨를 위한 최첨단 복지 실현에 들어갔다. 물론 이 같은 발빠른 판단에는 황규섭 기흥구청장의 지도력이 큰 몫을 차지했다.
신갈동과 협력을 통해 노숙인 A씨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며 진정한 복지를 실현했고 당연히 지역사회에 귀감이 돼 일파만파 선한 영향력으로 번져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실직 후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 관계 단절로 오랫동안 노숙 생활을 하게 된 A씨 사연은 큰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기흥구와 신갈동 공직자들이 추워지는 날씨에 A씨가 안전한 겨울을 나기 위해 신속하게 종합적인 지원에 나선 까닭이기도 하다.
처음에 A씨는 신분 노출을 꺼려 노숙하던 주거지 이전을 거부했다. 당연한 일이겠다. 그러나 공직자들의 설득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공직자들은 A씨를 주말 동안 노숙인 숙소에서 임시로 거처하게 한 후, 신갈동 소재 B고시원으로 주거지를 이전하고 신갈동에 전입신고를 하게 했다. 새 삶의 터전을 마련한 것이다. 기흥구는 전입신고 후 신갈동 사례관리사와 상담을 거쳐 사회복지서비스 지원 절차를 진행했다.
A씨는 가족 해체 후 부산광역시, 전라남도 C시에 거주하다가, 일자리를 찾아 용인시까지 오게 됐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3주 전부터 마북동 탄천 변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예비 노숙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로 편입될 수 있고, 그래서 따뜻한 손길을 서로서로 내밀어야 한다는 참 선행의 모범을 기흥구청 공직자들이 몸으로 실천했다.
A씨는 “도와주신 용인시청 공직자들 덕분에 다시 일을 할수 있는 힘이 생기고 낯선 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 돼 고맙다“고 말했다.
황규섭 기흥구청장은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촘촘한 사회복지 안전망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이 지역사회 건강한 일원으로 정착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