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만에 내린 폭설로 수원시 전체가 눈으로 뒤덮인 가운데 폭설에 대한 수원시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실망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시는 행정안전부 주관 '2023~2024년 겨울철 자연재난 대책추진 평가'에서 우수지자체로 선정됐었지만 예상 밖의 폭설에 수원시의 대책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7일 전국에 대설경보가 확대되고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되면서 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2단계에 돌입해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이후 제설차량·굴삭기 등 제설 장비 150대, 시청·구청 등 전 직원을 투입해 44개 동,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등 시 전 지역을 대상으로 제설작업을 벌였다.
지난겨울 시에 내렸던 총 적설량은 26㎝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폭설로 기록된 적설량은 43㎝를 기록하면서 대중교통이 지연되거나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는 등 피해를 겪었다.
이번 눈은 습기를 잔뜩 머금어 일반적인 눈보다 2배가량 무거운 '습설'로 피해가 크고 제설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는 폭설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안치워진 눈과 얼어붙은 도로로 인해 차량 체증과 대중교통 지연 등 출퇴근 및 일상 생활에 큰 불편을 겪은 시민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영통구에 거주하는 한 A씨(23)는 "제설차도 투입되고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제설차가 운행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대로부터 이면도로까지 온톤 눈 천지로 대응에 실패한 것 같다"고 전했다.
폭설로 버스를 기다리던 B씨(42)는 "오르막 길이 얼어붙어 차가 올라가지 못하기도 했다"며 "출근길 눈 때문에 버스를 이용하려 했는데 버스가 오지 않아 발만 동동 굴렀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권 한 택시기사는 "오늘 화성 등 여러 곳을 운행했는데 경기 남부권 도시 중 유독 수원시 제설이 잘 안된 것 같다"며 "특히 이면 도로는 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언덕 같은 곳은 차가 미끄러져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평지로만 다녀야 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43㎝가 넘는 적설량으로 시민들의 출근길에 지장이 생기는 등 불편과 함께 일부 구간에는 무거운 눈으로 신호등이 돌아가거나 노후한 지붕이 무너지는 등 피해도 발생했다.
이에 시가 폭설에 대응해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이면도로, 오르막길 등 미진한 구간이 다수 존재했고 사실상 대응에 실패한 것 같다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대설 등 재난 대응 매뉴얼은 매년 최신화하고 있으며 재난 발생 시 각 담당 부서의 조치내용, 과업에 따르면 부서명과 상황에 따른 조치 시점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제설작업은 대설예보가 나오면 3시간 전 장비를 소집하고 제설차량에 제설제를 실으며 1시간 전 살포지역에 배치되고 구역에 따라 약 2시간까지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이번 대설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시민 의견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제설차량이 정해진 제설제를 모두 살포하면 보충을 위해 모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설제 보충이 끝나면 작업을 중단했던 구간부터 다시 살포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번 대설의 경우 많은 양이 내려 제설차량 95대를 모두 운행하다 보니 제설제 보충에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시설물 피해의 경우 접수된 민원 등을 통해 동선을 설정하고 도로정비 과정에서 권역별 즉각 조치하고 있다"며 "기상 관측이례 최대 적설량을 기록해 변수가 많았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시 차원의 제설계획이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