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방송으로 힘들어하는 강화 군민을 위해 이번 겨울 우리 지역을 많이 방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박용철 강화군수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인천 강화군. 수도권 여행객들이 부담 없이 찾기 제격이다.
추운 겨울이지만 이불 속을 벗어나 매력적인 강화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짧은 일정에도 알찬 경험을 선사할 관광 코스가 바로 여기 준비돼 있다.
강화군이 북부와 남부로 나눈 1박 2일 관광 코스를 추천한다.
궁궐부터 생가까지 ‘역사 한바퀴’
1박 2일 북부 코스: ❶원도심투어(고려궁지, 강화성공회성당, 용흥궁, 소창체험관) → ❷강화지석묘(역사박물관/자연사박물관) → ❸강화천문과학관 → 숙박 → ❹교동향교 → ❺월선포 → ❻박두성 생가 → ❼대룡시장
첫 시작은 고려궁지다.
고려궁지는 13세기 초 몽골의 침략으로 천도해 세웠던 궁궐 터다. 출입문을 지나면 우물과 수령 400여 년 느티나무 뒤로 강화유수부동헌 건물이 있다. 고려궁지의 외규장각에서는 원도심의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궁궐 한 바퀴 다음에는 성당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어진 한옥 성당 ‘강화성공회성당’으로 향하자. 서양 건축 양식인 바실리카 양식과 우리 전통 건축 기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동서양의 건축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발길은 용흥궁에 닿는다. 조선 후기 왕 철종이 19세까지 살았던 곳이다. 기와집과 긴 담벼락, 오래된 나무들이 함께하는 풍경이 매력이다.
소창체험관에서는 강화 직물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다도·한복·소창 손수건 스탬프 체험 등 다양한 활동 가능하다.
강화지석묘는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만든 무덤(고인돌)이다. 강화군에서 고인돌이 가장 많이 분포된 지역은 하점면과 양사면에서는 40여 기의 고인돌이 있다. 주변의 여러 고인돌과 함께 강화지석묘는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밤에는 강화천문과학관으로 가 본다. 이 과학관은 지난 2000년에 폐교된 강후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올해 5월 개관했다. 실감 나는 영상과 함께 우주의 순환 과정을 배울 수 있고, 다양한 천문 관측 기회를 제공한다.
숙박은 하점면, 양사면, 강화읍 일원을 추천한다.
둘째 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교인 교동향교에서 정취를 느끼며 시작한다.
월선포에서 교동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자. 다을새길 안내표지판앞이 베스트 포토스팟이다. 월선포는 지난 2014년 교동대교 개통 전까지 본도와 교동도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하던 포구다.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린 송암 박두성 선생의 자취도 따라가보자.
지난해 새롭게 조성된 박두성 생가를 찾으면 ‘ㄱ’자 형태로 만들어진 초가가 눈에 들어온다. 박두성 선생은 1926년 6점식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을 창안한 인물이다. 야외 전시 벽과 마당에는 점자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상징물 등이 조성됐다.
북부 코스는 대룡시장에서 마무리된다.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고향에 있는 시장인 '연백장'을 그대로 본 따 만든 골목시장이다. 골목 곳곳에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벽화들과 조형물, 오래된 간판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낭만적인 노을과 쉼
1박 2일 남부 코스: ❶갑곶돈대(강화전쟁박물관) → ❷광성보 → ❸함상공원 → ❹전등사 → ❺동막해변 → ❻장화리일몰조망지 → ❼석모도자연휴양림(숙박) → ❽석모도 수목원 → ❾보문사 → ❿민머루 해변 → ⓫어유정항
남부 코스는 강화도의 관문인 갑곶돈대에서 출발한다.
갑곶돈대는 강화에 있는 54개 돈대 중 하나다. 돈대는 해안가나 접경 지역에 돌이나 흙으로 쌓은 소규모 관측·방어시설이다. 돈대 안에는 선조들의 업적을 기린 강화 비석군과 400년 된 탱자나무, 몽골과 협상을 했던 이섭정이 있다.
광성보로 이동해 조선시대 해안 방어 시설을 살핀다. 성벽 위에 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서해 바다가 장관이다.
전등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중 하나다. 고요한 사찰을 거닐며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사찰을 거닌 후 동막해변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동막해변에서는 일몰이 아름다운 장소로 유명하다.
강화 서남단 장화리 해변에 있는 장화리일몰조망지 역시 바다 바로 앞에서 낙조의 절경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석모도로 이동한 뒤, 석모도 자연휴양림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석모도의 밤하늘은 도심에서 보기 힘든 별빛으로 가득 차 있다. 산뜻한 공기는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기 안성맞춤이다. 예약이 어려울 시, 삼산면 소재 펜션도 괜찮다.
둘째 날 아침은 석모도의 대표 명소인 보문사에서 시작한다.
보문사는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로, 강화8경으로 꼽힌다. 절 뒤편에는 마애석불이 조각돼 있다. 그 앞에서 보이는 서해 풍광이 일품이다.
이후에는 민머루 해변으로 떠나자. 부드러운 갯벌과 환상적인 낙조는 자랑거리다. 여름바다 못지 않게 겨울바다의 매력도 흘러넘친다.
여행의 끝은 어유정항이다. 석모도 남쪽 끝에 있는 소규모의 전통 어촌 항구로 수산물 직판장이 있다.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