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가 ‘2024년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했다.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라는 주제의 성탄 메시지에서 이용훈 주교는 “성탄은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이 이 세상에 실현된 강생의 신비”라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를 언급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칙서를 통해 우리가 ‘희망의 순례자’가 되어 희망을 간절히 찾는 모든 이에게 희망을 전하길 바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특별히 희년을 기다리는 이번 성탄에는 세계 위정자들의 회개를 위해,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 달라”고 교구민들에게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위한 본격적인 항해가 시작됐다”라며, “‘‘WYD 상징물’이 17일 수원교구청 순례를 시작으로, 현재 교구의 여러 본당과 복지시설 및 학교 기관을 순례하며 지역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신앙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도약할 큰 기회가 될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모든 교구민이 마음을 모아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2024년 주님 성탄 대축일 메시지’ 전문.
2024년 주님 성탄 대축일 메시지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루카 2,10)
† 경청과 식별로 동행하는 수원교구!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
친애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강생의 신비
유다 지방, 베들레헴이라고 불리는 다윗 고을의 작은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목격한 천사들은 기뻐하며 이렇게 외칩니다.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루카 2,10).
아기 예수님의 성탄은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이 이 세상에 실현된 강생의 신비입니다. 이 신비는 온 인류에게 구원의 희망을 안겨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베들레헴에서 울려 퍼지는 천사들의 성탄의 큰 기쁨을 함께 환호하며, 우리 구세주이신 그리스도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온 인류와 함께 기뻐합니다. 아기 예수님은 우리에게 사랑과 평화의 주님이시고 우리에게 희망을 주시는 구세주이십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그리스도인
오늘날 고도의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 기반 시설이 확장됨에 따라 국가의 부(富)는 점점 더 늘어나지만,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이들의 수가 많아지는 모순적이며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기후 위기와 식량 생산의 감소, 자국 이익 우선주의에 의한 무역전쟁, 게다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들,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11월 17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우리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나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내 것을 희생하고 내어놓은 적이 있는가? 자선을 베풀 때 가난한 이의 손을 잡아주고, 그 눈을 마주 본 적이 있는가?’ 형제자매 여러분, 잊지 맙시다. 가난한 이들은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그들의 눈을 바라봅시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고, 우리를 위해 가난한 이가 되셨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며 기뻐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고통받던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셨던 예수님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고통받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선교사, 희망을 전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희년의 기쁨, 그리고 평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보편교회의 시노달리타스 여정 중에, 다가오는 2025년을 정기 희년으로 선포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라는 칙서를 통해, ‘희망을 간절히 찾는 모든 이에게 희망이 전해지기를’ 바라시며, 우리가 희망을 간직하고 2025년 은총의 희년을 보내며 ‘희망의 순례자’가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이와 함께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당부하셨습니다.
우리는 현재 지구 반대편에서 오랜 시간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나라에서 ‘이 땅 저 멀리서 내 딸 내 백성의 울부짖는 소리’(예레 8,19 참조)를 듣고 있습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하느님의 백성들은 평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은총의 희년을 맞이하며 이번 성탄에는 희망의 순례자인 우리가 무엇보다 ‘세계 위정자들의 회개를 위해, 그리고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해서’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께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의 서막
지난 11월 24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기 위한 ‘WYD 상징물’, 곧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한국 교회 청년 대표단에게 전달되어 한국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WYD 상징물’은 젊은이들을 특별히 사랑하셨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세계 젊은이들에게 선사하신 것입니다. 이로써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닻을 올리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였습니다. 한국 교회 순례 여정 중에 있는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12월 17일 수원교구청 순례를 시작으로, 현재 교구의 여러 본당과 복지시설 및 학교 기관을 순례하며 지역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신앙의 기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세계 청년대회는 전 세계 젊은이들, 곧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교황님과 함께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고 신앙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국제적인 축제입니다. 이 축제에서 젊은이들은 삶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국 교회에서 개최하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는 우리 교회에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도약할 수 있는 큰 기회입니다. 이번 기회가 우리 교회의 젊은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모든 교구민이 마음을 모아 협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